선거연령 하향: 과연 성숙성만이 문제인가?
최근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의견이 정치권 내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부 청소년 단체들이 예전부터 주장해왔던 바이지만, 이제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은 없던 것 같다. 찬성 측의 논거는, "이번 정국에서 보인 청소년의 주체적인 정치참여 등 청소년의 정치참여 역량을 보았을 때, 만 18세로 선거 가능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반면 반대 측의 주장은, "고등학교 교육을 받으며 교사&&•부모의 정치적 관점에 청소년이 휩쓸릴 수 있다"라는 이유에 근거한다. 양 측의 주장은 청소년이 과연 현 정치권 내에 주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판가름난다.
그렇다면 정치적 성숙성만이 선거권 부여의 잣대가 될 수 있을까? 이에 찬성 측은, "만 18세의 판단능력이 여타 성인과 다를 바 없다" 에 의존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이 논증에는 결함이 있다. "만 17세의 판단능력 또한 성인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식으로 나가게 된다면, 기준 연령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반대 측 논거도 그렇다. "정치적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성인"을 충분히 반례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판단능력의 정도는 각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준 연령이 무조건적 그 나이대의 성숙성 여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판단능력의 소유 여부로만 기준 연령을 획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선거 가능 연령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 20대 총선 기준 전체 유권자 수 총 4천210만398명 중 노년층(60대 이상)의 비율은 23.4% 이다. 중장년층(40-50대)은 40.9%, 청년층(10대-30대)은 35.7%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노년층 유권자 수는 전년 대비 167만여명 증가하여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60대 이상 유권자 수 증가로 인해 노년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노년층의 인구 증가를 감안하여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겠지만, 현행 선거정책대로라면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목소리가 줄어들게 되는 문제점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기준 연령의 하향을 통해 청년층 유권자 비율을 어느정도 늘리는 한편, 청년층의 정치 참여 확대를 통해 모든 세대가 균등한 정치적 발언권을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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