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괴물이 되지는 말아주세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준비해오셨던 9평이 마무리되었네요. 잘 본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을거예요. 어쨌든 시험결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건 별 의미없다고 생각해요. 잘 본 사람은 잘 봤으니 내가 이야기 안해주어도 어디선가 칭찬받을것이고, 못 본 사람은 이야기해봤자 스크래치만 날 뿐이니까요. 그래서 중요한 시험 뒤에는 저는 항상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답니다.
저는 작년에 세번째 수능을 응시해서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어요. 평소에 하고 싶었던 과외도 꽤 많이 하고 있구요. 그러다보니 모평은 어땠는지, 요즘 교육과정 소식은 어떤지 확인해보기위해 종종 오르비에 들어오곤 한답니다. 심심할때도 들어봐 보면 나름 유익한 글들이 많아서 깨달음을 얻고 가기도 해요.
작년 수능 이전과 이후에 인생을 살아가는 느낌은 사뭇 다르면서도 비슷해요. 전에는 수능에 내 인생의 전부를 걸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학부 공부야 열심히 하면 해결되는 것이구요.
그런데 과외를 하게 되면서, 귀찮음을 많이 느끼는 저조차도 과외학생들에 대한 책임감을 안 가질 수가 없어요. 제 인생은 제 인생이니까 당연히 목숨걸고 해야 하지만, 남의 인생이라고 함부로 대충대충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인지 오르비에 올라오는 고민글, 푸념글을 볼 때 마다 이제는 남의 얘기지만 마냥 남의 얘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제가 책임지고 있는 학생들이 떠오르거든요.
지금 여러분들이 하고 계신 공부가 정말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물"이 구태여 될 필요는 있을까 싶어요. 최소한의 인간다움은 유지하고 살아야 지금 여러분들이 하는 공부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모평이 끝났기에 오르비에 들어와 글을 보는데, 꽤 높은 성적의 학생이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올려놓고 자기는 이제 정시로는 가망이 없다며 특기자 전형을 준비하겠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그 성적은 누백으로 1~2프로는 되어 보이는 성적이었고 오르비에 있는 친구들은 물론이고 보통의 고등학생/재수생이 얻기에 굉장히 어려운 점수임이 확실해요.
물론 그 학생은 정말 자신의 처지가 비관적이어서 그런 글을 썼겠지만, 무심코 쓴 그 글이 누군가에게는 의도치 않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그 학생도, 일부 공부 잘하는 여러분들도 꼭 알아줬으면 해요.
절대 그 학생이 공부 못하는 친구들에게 상처주려 그런 글을 올리지 않았을거예요. 중요한건 의도가 아니라 결과라는게 이 글의 요지입니다. 여러분의 의도가 어떠했는지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의 결과만이 문제가 될 뿐이예요.
여러분의 의도가 어떤지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유명인/공인일수록 그래서 더 말을 아껴야 하는 것이죠. 오해살만한 발언을 하지 않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내 의도는 신세한탄인데 이게 왜 기만이니?"라고 물어보신다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거예요. 자신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애초에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이 도저히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 친구 인생의 맥락에서는 그게 완전히 맞는 반응이예요. 왜냐하면 그 친구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반쪽자리 인생을 살아왔고, 살고 있기 때문이예요.
예컨대, 반에서 항상 언수외를 300점 맞던 친구가 어느날 1개를 틀려서 298점을 맞았다면 그 친구에게는 실로 엄청난 충격일거예요. 그리고 "오로지" 그 친구의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면 교실 한가운데에서, "내가 2점을 까이다니... 나는 정시로는 택도없는 버러지야..."라고 말 해도 괜찮겠죠? 그렇지만 그 말을 뱉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듣는 사람도 있다는 게 우리 인생을 힘들고 복잡하게 만들죠... 항상 250점을 맞다가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에 290점을 맞은 친구가 그 말을 옆에서 들었다면 기분이 어땠을까요? 공감해줬을까요? 그 298점짜리를 위로해 주었을까요?
입시지옥속에서 살다 보면, 남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기 마련이예요. 저 또한 그런 편이었다고 기억하구요.
그래도,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어떤 영향력을 가질까, 파급을 몰고 올까에 대한 생각을, 그 말을 뱉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 "내 의도는 내 신세한탄인데 왜 니가 지랄이냐고!"라는 생각을 가지는,
부디 그런 반쪽짜리 괴물이 되지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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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조지고 마음이 평ㅡ안ㅎ
좋은 글이지만, 괴물들은 이런 내용에 전혀 신경 안쓰더라고요. 자기만 생각할 뿐. 최소 저라도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명심할게요
정작 봐야될 사람들은 안 본다는거...
괴물이 되면 안되지만
괴물처럼 공부해야되는게 현실
그거 사실 비관이아니라 비관인척하는 자랑임
아까 보았고 또한번 인정합니다
솔직히 보면서 좀 눈살 찌푸려지긴햇음
맞아요...
저도 그런글한번 써보고싶습니다 ㅠㅠ
굉장히 동감하는 글인데 그런사람들은 오직 기만을 위해서 오르비하는거같아서 이런글 봐도 신경도 안쓸거같네요
공감합니다.
그런분은 진짜 망했으면 안올림
기만의 문화가 깊게 뿌리박힌 결과
'언수외'에서 세대차이
그냥 정시가 아니라 '정시몬스터'가 될건데?
오르비 전통민속놀이인 '기만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시군요. 저흰 이걸 즐긴답니다.
얼굴이 괴물인 사람은 어떻게해요
그건기만이아니고 정시판이 ㅅㅂ 씹고인물천지라 진짜인듯
우엉 우엉 나는 괴에에에물이다아앙 우엉 우엉
처음부터 괴물이라고 딱지 붙여놓고 글 쓰시는 것부터 별로 맘에 들진 않습니다만,(해당 분쟁글은 폭파돼서 더 이상 볼 수가 없네요)
그거와 별개로 정말 최상위권의 마인드를 이해하시나요
글에는 이해하는 것처럼 쓰셨는데, 아니요. 그 입장 돼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 못합니다.
저는 작년 수능에서 지방의대 끝선 점수가 나왔었어요. 좆같더군요 진짜로. 근데 사람들은 기만이라 하더이다
맞아요 다른 사람 생각해서 말해야죠
근데 이렇게 저격먹을 정도로 큰 잘못도 아니란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그분을 이해할 것 같으니까.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분이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은 만큼
해당 분쟁글에서 작성자님도 그분을 그렇게 생각해주려 하지 않은 듯해 보였다는 겁니다
어휴
최상위권을 이해 못하는게 아니라 말을 조심하자는 거임. 괴물이라는 말이 거슬린다는건 이해하지만 남을 배려하자 정도로 받아드리길 바람.
수능 잘 보세요
근데 왜 도대체 성적높으면 다 기만이라고 하시는건가요? 물론 이글의 취지는 이해가 갑니다만, 학생마다 지망하는 학교 학과가 다르니. 해당 학과 예상점수에 못미치는 점수가 나오면 안타까워 할 수 있지요.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은 위로해줘야하는데 상위권학생은 위로조차 받을수 없는 현실이 되어가는 거 같아서 좀 그러네요
솔직히 연고대 어쩌고 하는거 봐서
오르비에선 그닥 높은것도 아니긴 함ㅋㅋㅋ
작년에 한문제때문에 의대떨어졌는데 주변인들 반응이 " 넌그래도 돌아갈곳있잖아.. 연대면 그냥다니겠다.ㅡ" 왜 같은반수런데 다른취급;
뭐 그런건 걸러들어야죠ㅎㅎ
현실에서 연대면 갓갓이긴 하니까
솔직히 수만휘에서 그랬으면 묻혀도 싼데
오르비가 이런 반응이면... 상위권은 어디에서 안식을 취할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연고대 어쩌고 하는거 봐서 오르비에서 그닥 높지도 않다라....
...
흠
좋은 글이지만 만점을 놓치고 정상적인 정신상태일리가...
자극도 역치이상 매 분단위로 받을 수가 없으니깐여
최상위권의 마음은 이해하고 같은 문과, 비슷한 처지라 동의하지만, 굳이 점수를 올리고 그렇게 글을 써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위로와 공감을 원했던 것이라면 제목에 점수 쓰고 특기자 준비하려 한다는 글을 쓸 필요가 있었나요? 최상위권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많은 분들은 그렇다면 하위권, 중위권의 심정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건가요?
아물론 특기자 그친구는 오바쳤죠. 그걸 옹호하려는게 아닙니다. 주변 환경의 영향도 있고 학생별로 머리차이도 있지만 보편적으로 상위권학생이 중하위권 학생보다 노력을 더 했을텐데 그 노력을 보지않고 '그점수면 감사히받는다 왜저러지'라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거지요.(저런 기만질말고 정상적인 발언을 했을때요)
그쵸... 공부 실력에 상관없이 모두 서로를 배려해야 맞는거라고 생각해요
제 댓에 대한 답변 같습니다
잘못이 맞아요. 미숙하고 철없는 행위일 수도 있어요. 근데 단지 그렇다고 해서, '괴물' 이 되어야 하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처럼 단지 거기까지 생각이 닿지 않았을 뿐인 것을...
또 그와 별개로, 해당 분은 지금 멘탈이 박살나 있는 상태죠. 그게 공감할 만한 이유일지 여부를 떠나서 말입니다
그런 분한테 장문의 저격글로 상처를 주는 건 더더욱 좀 아닌 것 같고요
작성자분은 언수외니 과외니 하는 것 보아 꽤 연륜도 있으신 분 같은데 말입니다
본인이 지금 멘탈이 나가있는것과 상관없이 남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건 분명히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맥락상 이해가 되는 잘못일 수 있지만, 그걸 정당화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분이 본인 점수가 너무 못본 점수고, 허탈하고 싫은 점수라면 과연 글에 그런식으로 점수를 올렸을까요? 글의 맥락상 난 모의고사를 잘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특기자로 대학에 가겠어 라는 것 같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본인의 점수가 높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 당연히 누군가에게 기만으로 보이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글을 못읽어서 모르겠습니다
전제는 그 글이 진심일 거라고 가정하는 건데,
기만이라면 또 맥락이 좀 달라지죠
기만이 옳은가에 대해선 오르비에서도 여러 번 나온 주제니...
만약 그분이 자신은 정말 노력했지만 이 점수를 받았고, 이정도로는 목표 대학을 가지 못하는것이 너무 슬프다. 그렇기에 수시로 대학을 가고싶다 라는 글을 올렸다면 그분에게 기만자라고 하고 비난할 사람이 있을까요.. 오히려 다들 위로하고 공감해주지 않을까요?
그냥 본인 점수 적어놓고 특기자 쓰고 정시판 뜹니다. 이렇게 적어놓는 것과는 확연한 진심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말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칭찬을 불편하게 듣는 모 집단에서부터,
대부분이 불편하게 들을 수 있는 언행도 있죠. 그 스펙트럼은 다양해요
뭐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적정선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고, 그걸 모르는 건 잘못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무조건 '남에게 상처를 준다'는 게 잘못인 게 아니라요
그분이 그걸 몰랐다면 미숙했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 경험을 통해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고(잘못이 아니란 건 아닙니다)
단순 기만이었다면.... 이 논쟁 자체가 의미가 있나요? 어그로로 생각하고 넘기면 되고.
한분 되게 열폭하시는듯
Bach
바흐흫
한줄 요약: 기만 자제좀
꼬우면잘보던가 왜쳐못봐놓고 여서 징징거려 ㅋ
니..닉값
여긴 이미 괴물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