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emer [329344] · MS 2010 · 쪽지

2012-04-05 22:59:39
조회수 7,905

학문은 모르지만 수능을 알다 - Question&Answer (공부법내용 추가)

게시글 주소: https://spica.orbi.kr/0002856200

안녕하세요? 대학생이나 되가지고 매일매일 오르비들어와서 댓글확인하는 Dreamer입니다.
아, 제 아이디가 Draemer였드라구요? 아 왠지 아무도 이 아이디를 안했다는게 이상하긴 했어요 -_-... 젠장, 본의아니게 Dream 스펠도 모르는 사람이 된 Dream, 아니 Draemer입니다.


사실 이제부턴 글쓸때 조금 고민이 되요. 조금 고민하면서 올린 글인데 ‘꿈’에 관련된 글이 생각보다 너무 반응이 커서 조금 놀란면도 있네요. 약간 사상(?), 제 가치관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금 위험한 감이 없진않지만 이미 제가 어떤 사람인진 대충 아셨을꺼라 생각하고,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걸 그냥 말하려합니다.

잡론이 길어진 이유가 사실 오늘 수업 빼먹고 한비야씨 강연듣고왔어요ㅠㅠ 그래서 꿈에대해 글을 쓰고 싶었는데, 내일 학교에서 시험도있고, 또 여러분들이 당장 듣고싶어하는것은 그것보단 공부법쪽일거 같아서 오늘은 공부법에 대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일단, 많은 분들이 댓글, 쪽지보내주셨는데요,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저 자체가 그렇게 공부를 잘하거나, 또는 좋아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말씀 많이 해주셔서 너무 요즘 기분이 좋아요. 반대로 말하면 아직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지 못한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겠죠.

자주들어온 질문, 또는 말에 대해서 답을 해드리겠습니다.

(1) Dream, 아니 Draemer님은 수기가 굉장히 실전적입니다.

- 네. 제 공부법은 사실 실전적인 측면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저는 저한테 공부법이 맞을때까지 계속 공부법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한테 꼭 맞는 방법을 찾아낸거구요. 제가 원래부터 공부를 잘했다면 사실 실전적인 수기따위는 나오지 않았을거에요. 원래 잘하니까. 하지만 전 양치기를 신봉하는 평범한 고3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방법을 바꿔가다보니 제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았고, 그 과정속에서 보다 실전적이라는 공부법이 나온것이지요.

둘째는, 제가 공부를 하는 방법입니다.
선생님들이 문제를 풀어주거나, 또는 답지를 볼때 항상 생각하던게 이거였어요. ‘저사람은 왜 저렇게생각하는거지? 어떤 논리에 의해 지금 저 문장을 쓰고있나?’
‘a-b-c-d라고 풀이를 쓰고있는데 왜 a에서 b로 넘어갔는가. 그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것을 생각하는 과정을 조금 담아냈기 때문에 보다 실전적인 수기가 된것 같네요.


(2) Dreamer님 글 좋습니다. 좋은데, 수학은 사실 양치기가 필요하지 않나요?
-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양치기 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기반이 되어 제 방법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되게 많은, 아니 어쩌면 거의 모든 공부방법을 다 해봤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삽질이란 삽질은 다했어요. 하지만 다 해본 결과 가장 좋다고 생각된것들이 제가 올린 수기에 나온 공부법입니다.

양치기, 중요하지요. 하지만 양치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익숙하지 않은 유형을 익숙하게만든다, 또는 대표유형을 외운다, 정도가 있습니다. 문제많이푼애들은 솔직히 실력여하를 떠나서 맨날나오는문제는 잘 풀어요. 그게 양치기의 장점이죠.

근데 한권으로 여러번푸시게 되면 그건 양치기의 모든 장점보다 더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간단한 비유를 들지요.

책 한권을 풀었을 때 그 책의 70%의 지식을 얻는다고 가정해봅시다.

양치기를하는 학생 A가 책 3권을 풉니다.
1의 70%, 2의 70%, 3의 70%를 얻었습니다. 근데 사실 책이란게 출판사만 다르지 안에 있는 내용은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1의 70%와 2의 70%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는 결국 전체 내용의 약 85%정도를 얻게 됩니다.

한권을 여러번 푸는 학생 B가 책한권을 잡아 3번을 풉니다.
1번째 풀 때 전체의 70%를 이해합니다.
2번째 풀 때 나머지 30%중 70%를 이해합니다. (21%)
3번째 풀 때 나머지 9%중 70%를 이해합니다. (6%)

학생 B는 총 97%를 이해합니다.


아시겠나요?

물론 확률을 잡는 부분에 있어선 엄청나게 부정확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얻는 효과를 잘 생각해본다면 저정도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여러권을 푼다고 해서 실력이 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권을 여러번 푼다면 그것은 확실하게 실력이 오릅니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의 양치기를 제안합니다.

책을 많이 풀어서 양치기가 아니라,
책을 여러번 풀어서 양치기! 라고 합시다
.(참신한 표현따윈 생각나지 않네요.)


많은 분들이 질치기VS양치기 를 고민하십니다. 그러다가 어떻게 해야 질치기를 할수있는지 몰라서 양치기를 하곤 하죠. 앞으론 고민하지 마세요. 양치기! 이게 바로 질치기+양치기입니다. (사실 정확한 개념의 질치기는 제가 쓴 수학공부법(2)의 방법과 비슷합니다만, 안정적1등급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방법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3) 언어 지문, 어떤식으로 읽나요? 추상적이어서 잘 이해가 안가요ㅠ

-솔직히 이 부분은 더 해드릴 말은 없습니다. 저도 선생님이 단 한시간 강의한걸로 영감받아 얻은거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세요, 라는 말 외에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스스로 본인이 잘 하고 있나 판단할수 있는 도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 수능영역중에 언어만큼 친절한 과목이 없습니다. 평가원에서 아주 대.놓.고 여러분에게 어떤식으로 공부해라! 라고 말해주거든요.



그런적없다구요?

글을 읽으세요. 최대한 핵심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세요. 그다음 문제를 풉니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문제의 발문, 그게 바로 평가원에서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언어공부법입니다.

예를들어 가장 많이 나오는 발문 몇 개를 예시로 들자면,

표제와 부제를 구하시오, 글의 구조는? (ex (가)-(나)-{다+라}), 글의 구성방식은? (통시적, 분류의방법 등) 등이 있겠네요.

발문을 최대한 이용하세요!!

본인이 글을 읽을때 역대 발문에서 요구했던것들을 모두 생각해보려고 노력하세요.

표제와 부제를 구하시오 -> 글을 읽을때 주제를 찾으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공부하는방식인 ‘핵심을 파악해라!’ 이것이 평가원이 원하던 그 방식입니다.

글의 구조는? -> 핵심 파악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나보네요. 평가원은 핵심을 파악하기위한 도구로써 글의 구조를 제시한겁니다. 글을 읽을때 글의 구조를 항상 써보세요. (가)문단 밑에 (나)가 수직으로 연결되고, 그 밑에 (다), (라)가 수평관계로 연결된다. 이런식으로요.

글의 구성방식은? -> 역시나 핵심을 찾기위해 필요한 방법입니다. 가장 쉬운게 바로 통시적 구조, 또는 사회통념비판인데 예를들어

1978년 a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자마자 옆에다가 ‘통시적‘ 적으세요.
옛날 사람들은 ~라고 생각했다. 이건 보나마나 뒤에 “하지만 현대 사람들은 아니다.” 라는 글이 나올겁니다. 뻔해요. 평가원에서 항상 쓰는 구조입니다. 뒷문장까지 읽고 “아, 이거 사회통념비판이네” 이건 중수입니다. “옛날사람들” 이거 보고 뒷문장 예측하세요. 알고 읽는것과 모르고 읽는건 굉장한 차이입니다.


문제의 발문으로써 자신이 제대로 글을 읽고 있는가 아닌가 한번 자가진단해보세요. 굉장한 도움이 될겁니다.

(4) 외국어는 책만 보면 되나요?

- 아니오. 외국어는 단어 무진장 중요합니다. 솔직히 실력이고 나발이고 단어 무진장 많이 알고있으면, 한국어 퍼즐맞추기든 뭐든 영어 점수는 잘 나올거에요. 작문 하나도 못해도, 단어 다 알면 외국어 백점 나옵니다. 단어 중요해요. 단어는 따로 외우셔야합니다. 특히 3등급이하분들, 단어가 제일 중요합니다. 제가 다른공부법들은 다 맘에 안들어서 어떻게어떻게 대안을 찾았는데 단어는 대안이 없더라구요. 그냥 외우세요.. 아! 다음에 쉽게 외우는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5) 자, 오늘의 기나긴 글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제가 ~등급인데, ~해도 될까요?>

-ㅋㅋㅋ솔직히 궁금합니다. 질문의 의도가 뭘까요? 됩니다. 라고 하면 하고, 안됩니다. 라고 하면 안할겁니까? 그리고 저는 뭐라고 답을할까요?

제가 올린 공부방법은 엄밀히 말하면 “저에게” 맞는 방법입니다. 그게 여러분한테 맞는지는 아직 아무도 몰라요. 여러분이 시도해봐야 아는겁니다.

저는 옷을 살 때 굉장히 쑥스러움이 많은편입니다. 야상을 사야되서 가게에 갔는데 예쁜 야상이 있길래 눈으로 봤습니다. 눈에 담아둔채 다음 가게로 갔죠. 별로인 야상이 있길래 눈으로 본 뒤 다른매장으로 갔습니다. 모든 매장을 돌아본 뒤 처음에 눈에 들었던 매장에 가서 사기위해 옷을 입었죠. 그런데 이게 웬걸? 눈으로 볼땐 정말 이뻤는데 저한테 걸쳐놓으니 이건 뭐 거적데기도 아니고.. 너무 제 자신이 못생겨서 옷을 내팽겨치듯 매장을 나왔습니다. 그다음 옆에있던, 아까 맘에 안들었던 야상이나 한번 입어봤어요. 근데 음.. 신기하게도 이건 나름 잘 어울리네요.

공부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으로 봐선 몰라요. 모델들이 입어서 이쁜 옷, 내가 입는다고 이쁜거 아닙니다. (ㅠㅠ) 그리고 더욱이 눈으로만 봐선 알수가 없죠. 진짜 나한테 어울리는 옷은 내가 직접 입어봐야하듯이 진짜 나한테 어울리는 공부법은 직접 해봐야 아는겁니다. 될까? 안될까? 저도 몰라요ㅎㅎ. 본인이 어떤 방법이 맞다고 생각되면 도전하시면 됩니다.


그다음은 본인을 믿으세요.


그리고 흔들리지 않으시면 됩니다.

(p.s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 공부방법은 조금 등급이 높으신분들 위주로 쓰여진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수학같은 경우 아직 기출문제 하기에 조금 버겁다 하시는분들은 얇은 문제집을 하나 잡아 빠르게 2~3번정도 푸세요. 그렇게 대표유형을 익히신 뒤 기출로 가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



아, 오늘 글 진짜 길었네요... 다 읽으실 용감한 분들 있나요? ㅎㅎ 있다면 박수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댓글과 좋아요가 제 요즘 낙이에요. 절 조금 더 행복하게 해주실수 있나요???? 시험공부도안하고 글쓰고 있는 저를봐서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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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카치카 · 386385 · 12/04/05 23:16 · MS 2011

    여러번 푸는 것에 대해 질문좀... 처음 풀고 그 다음 또 풀고 그 다음엔 틀린것만 보라고 하셨는데요, 그럼 처음풀땐 매기지 않나요?

  • Draemer · 329344 · 12/04/05 23:57 · MS 2010

    본인이선택합니다. 한번풀어서 음 될꺼같아! 이러면두번째풀때 틀린것만보시면됩니다.
    한번풀었는데 전체적으로 잘모르겠다 이럼 전체를다시한번더푸시면됩니다.
    아니면 나같은경우는 지수함수가약하다?그럼다른건한번풀고 지수함수만두번푸시면됩니다. 유동적으로본인한테맞게맞춰나가세요^^

  • 상암이과생 · 336627 · 12/04/06 00:24 · MS 2010

    감사합니다ㅎㅎ 언어보니까 제가하고있는게옳은방향인것같네요..ㅋㅋ 믿고계속이쪽우물만파렵니다ㅜㅜ

  • 울라숑 · 391064 · 12/04/06 00:48 · MS 2011

    감사합니다 ㅠㅠ 단어 쉽게 외우는법두 빨리 올려주세요!!

  • 단 하루만 · 341763 · 12/04/06 03:14 · MS 2010

    좋아요~~`

  • Draemer · 329344 · 12/04/06 09:11 · MS 2010

    오늘글은 너무 기네요.. 끊어서올릴껄ㅠ

  • 수교1 · 381819 · 12/04/06 13:34 · MS 2011

    흡입력이장난아니셔서걍쭉읽었어요전혀길다는느낌못받았네요ㅋㅋ항상 감사합니다 탐구영역도올려주쎴이멵좋겠어요

  • 우주코이 · 332598 · 12/04/06 13:47

    아 나 님팬되겠음!!! 여태까지 읽은 글들 중에 제일 도움많이 됐어요 꼭 성공해서 내년에 님 만나고싶음 ㅋㅋ 만나서 토론하고싶네요 님이랑

  • 스타킹 · 402833 · 12/04/06 21:12 · MS 2012

    수학을 여러번푸는거요.. 저도 어느정도는 동감하는데
    얇은책을 구해서 여러번 풀라고 하셨는데
    하나를 끝내고 다시 그걸풀면 거의 비슷한 풀이로 풀게되지않나요??
    그래서 저는 이거풀엇다가 저거풀어서 다른풀이가있나 찾아보고 다시 오기도 하는데

  • Draemer · 329344 · 12/04/06 22:09 · MS 2010

    다시풀때는 틀린문제만풉니다^^ 맞은건다시풀필요가없지요 개념이 안잡힌경우빼고는

  • 박하선 · 398902 · 12/04/07 10:19 · MS 2011

    감사합니다 프린트해서 공부 전에 계속 보고있습니다 감사하빈다

  • 꿈을위한 · 388179 · 12/04/07 12:20 · MS 2011

    지금 님 수기 다 프린트하고 있어요ㅋㅋㅋ꼼꼼히 읽으려구 ㅋㅋㅋ

  • 버스카 · 406696 · 12/04/24 07:19

    와 정말 멋지세요 저 많은걸 언제 연구하셨어요?? 혹시 독학하셨나요?

  • Querer · 406031 · 12/07/15 19:07 · MS 2012

    멘탈이 건강한 사람은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듯ㅎ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