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전문성에 대하여...따단
보통 한의사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반박글이든 찬성글이든 잘 안쓰려고 합니다.
저보다 잘 아는 분들이 많은데 괜히 부족한 글 써서 공격당하면 그건 그거대로 죄송하고
딱 까놓고 공부 부족해서 다시 공부하는 놈이 아는 게 얼마나 많다고 글을 쓰겠습니까만은...
보통 저보다 잘 아시는 분들은 바빠서 글을 못쓰시더라구요.
그래서 딱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만 반박해볼까 합니다. 질문 또는 비판은 환영입니다.
다만 답글을 못달 수도 있으니 넓은 양해 바랄게용. 이번 주 휴가가거든요.
우선 글에 대한 취지를 봅시다.
용어에 대한 정의가 과마다 다르다 -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저기 써있는 유성유물 무성유물이 대표적인 예시긴 한데
개인적으로 큰 의미 없다고 봅니다. 구가 유성무물이면 어떻고 유성유물이면 어떤가요?
중요한건 구토가 나오는 환자의 변증을 정확히 해서 어떤 처방을 할 지가 중요한 거 아닙니까?
저런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국시에서 안나오고, 국시에서 안나온다는 이야기는 교수가 저 구분점을 한의학이 아닌 원전해석학의 영역으로 두었다는 뜻입니다. 한의사가 임상에서 할 때 구가 유성유물인지 무물인지 알 필요 없습니다.
구토가 나오는 환자가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이 우선적인 원인인 것 같다 - 귀비탕을 쓰건 가미사칠탕을 쓰건 하겠죠.
구토가 나오는 환자가 주상으로 인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 같다. - 대금음자를 쓰거나 번갈이 위주인 것 같으면 해독정기탕이나 오두탕 같은 걸 쓰겠죠
맥 이야기로 가봅시다.
전 개인적으로 맥은 중요한 맥 말고는 안봅니다. 제가 보기에 부침지삭 외의 맥은 1) 의미가 있다한들 지나치게 감각적인 면이 좌우해서 내 컨디션에 따라 구분이 안될 것 같고 2) 의미가 없다면 볼 필요가 없어서 3) 부침지삭 외의 팔강변증은 맥 외에 다른 부분으로 보는 것이 제게 더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장중경의 맥과 이천의 맥이 다릅니다. 그래서요?
그 맥이 의미하는 바가 중요한거지 그 맥이 다르고 그 용어가 다른 게 중요한가요?
현대의학을 공부하고 맥의 의미를 공부했다면 그에 관련되게 해석할 수 있는건 현대한의사의 능력입니다.
맥이 약하다 심박출량이 적다 맥이 강하다 심박출량이 강하다. 따라서 몸의 상태를 해석하는 것이 한의사가 할 일이지 옛날 고전을 보면서 (고전을 100% 신뢰하지 않습니다. 단순 빅데이터로 유의성을 지닌다 해석할 뿐) 얘는 이러고 쟤는 저런데 이 뜻은 또 뭐야? 이러고 싸우는 건 현대 임상가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원전학 전공자분들이 알아서 해주시겠죠.
류음, 지음 다 담음 질환에 처방을 내려야 하는데 처방에 치료 효율이 떨어지니까 이렇게 구분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옛날 사람들의 노력입니다. 같은 담인데 왜 치료가 안되지? 이런 차이가 치료가 안되는 이유가 아닐까? 하면서 어떻게든 차이점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산물이구요. 항상 옳지는 않지만...각각에 맞는 처방을 써보고 안 맞는 처방은 방제학회, 처방학회 등 개개인 case를 모아서 틀에 의해 배제됩니다. 이게 현재 한의사들이 노력하고 있는 진단과 처방의 객관화구요.
이런 책들이 그런 노력의 산물로 나타난답니다. 짜잔~
동의보감의 챕터와 중의학 챕터의 처방이 다릅니다. 그럼 논문을 찾고 현재 한의사들이 어떤 처방을 쓰는지 어떤 처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는지 찾아 봤나요?
한의학은 과거 곰팡내나는 책이나 찾으면서 비방이 어딨지 하는 죽은 학문이 아닙니다.
과거 임상례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현대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고쳐가고 있는 살아있는 학문입니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글귀라서 인용해봤습니다. 일본 한방전문의들의 한약에 대한 태도로 과거의 산물이다보니 치료율이 낮으면 내가 놓친 부분이 있나 하면서 적절한 처방을 찾아갑니다. 아무래도 고방에 대한 공부가 부족해 항상 옳을 수 없으니 최대한 유사한 증상에 대한 처방부터 점점 좁혀갑니다.
오랜 만에 로그인 한 김에 뻘글 써봤습니다. 틀린 점 있을 겁니다. 고칠 점 있으면 많이 질문해 주세요.
그리고....
분심기음이야 멍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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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없어서 공부해야 합니다...흑...
이분이 진짜다ㄷㄷ
잘 읽었습니다
원전학전공자나 한의학자의 영역이고 그 분야의 일들을 자꾸 들먹이며 현대 한의학을 하는 임상 한의사와 엮어서 전문성을 깎아내리는 한까들이 요새 많이 보이더군요
한의학 서적이나 논문은 고사하고, 한의원 조차 한번도 안가봤을법한 애들이 한의학에 대해, 한의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