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PPL 칼럼 9호] 기출과 반복을 통해 생각하는 힘 기르기(생명과학)
수능 생명과학1을 잘하기 위해서는 "논리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논리력만으로는 시험을 30분 안에 다 풀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저는 아니다!!! 라고 답하겠습니다. 논리에 어느 정도 직관이 있어야 시간 내에 다 풀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제가 말한 직관은 "그냥 찍어서 푼다"는 의미의 직관이 아닌, 논리를 기반으로 한 직관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직관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 요즘 수능입니다.
이러한 논리 능력과 직관력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저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수능 생명과학1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요?
정답은 "기출과 반복"입니다.
기출이라고 하면 또 진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대부분 "기출 반복을 하라고" 하면, 문제를 단순히 여러번 푸는 것에서 그치고, 또 이러한 반복에서 오는 매너리즘에 빠져서 다른 사설 문제들을 찾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한번 나온 문제는 나중에 같은 형태로 절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기출 접근은 좋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려면 기출을 스스로 최대한 펼쳐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가지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문제는 2018학년도 수능 19번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꽤나 유명하기 때문에 풀이법에 대한 이야기는 자녀 3, 4 중 클라인펠터 자녀를 가정해서 귀류하는 방법 또는 염색체를 연결해서 풀 수 있다는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이 풀이법 두 개를 알고 있는 것에 그치면 안됩니다. 문제를 펼칠 수 있을 때까지 펼쳐봐야죠. 저는 이 문제를 더 자세히 파고 들기 위해 ㄱ 선지까지는 옳은 선지로 풀었다고 생각을 하고 ㄴ과 ㄷ 선지 관점에서 문제를 해설해 보았습니다.
저도 수험 생활 때 저만의 노트를 만들어 이러한 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노트 정리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관점에서 보면, 먼저 선지를 이용한 가정을 하고, 각각의 가정에 맞게 모든 경우의 수를 풀어썼으며, 각각의 경우의 수에 대해 안되는 이유, 가능한 이유, 그것이 가능할 경우 파생되는 또 다른 가정을 모두 적었습니다. 제 글씨를 보면 아시겠지만, 본인이 노트를 만들어서 이러한 과정을 진행한다면 이런 것들을 보기 좋게 정리할 필요도 없고, 본인만이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적어서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문제를 이렇게 푸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공부와 학습의 목적으로 문제를 접근하려 한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풀어서 각각을 모두 생각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이것을 일명 "노가다"라고 하죠. 노가다라는 말이 좋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각각의 경우의 수를 다 펼쳐보고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이렇게 한 문제를 펼쳐보기만 해도 비분리 과정과 클라인펠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문제의 모든 과정을 알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를 반복해서 연구하고 풀어보다보면, 점점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한 두개 씩 늘어납니다. 이런 것들을 적고 또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기출에 대한 통찰력이 늘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통찰력을 통해 직관이 요구되는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안되는 경우의 수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러한 경우의 수를 제거하고, 비교적 적은 경우의 수를 고려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펼쳤다면, 이제는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가원의 기출은 논리가 반복되기 때문에 특정한 조건/표시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겠다라는 "일반화"도 노트에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문제에서는 '성염색체 비분리 문제가 나오면, 아들들의 표현형이 각각 서로 다른지 살피고, 다르면 2명의 아들을 조합시켜서 어머니의 성염색체 연관 형태를 찾겠다.' 이런 식으로 노트에 적어놓는 것이죠. 이것 말고도 다른 펼쳐놓은 가정들도 스스로 일반화해서 적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기출의 논리를 펼치고 모으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서 학습을 해서 어느 정도 일반화의 과정이 끝났다면, 새로운 문제에도 적용을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오답 노트를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답 노트라고 해서 문제집을 잘라서 붙이고, 이러한 과정이 없이 유형별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기출을 풀면서 각 단원별로 어떤 유형이 있는지 파악을 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가계도 파트에서는, ‘비분리와 가계도’, ‘혈액형 + 형질 연관’ 등등의 유형이 있고, 신경계 파트에서는 ‘속도 차를 이용해서 푸는 전도 유형’, ‘시간과 막전위를 대응하는 전도 유형’ 등등이 있습니다. 유형을 나누었다면,
이렇게 기출, 최신문제, n제 순으로 유형 아래에 적습니다. 기출은 지금처럼 다루었던 문항을 쓰고, 최신 문제는 그 해의 6월 모의고사/9월 모의고사 또는 교육청 모의고사에 나온 앞선 기출과 비슷한 문제를 적습니다. n제 란에는 여러 문제집들, 사설 실전 모의고사를 풀면서, 유형과 비슷한 것 중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제나 막혔던 문항을 적습니다. 이렇게 적고 나면, 나중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거나 틀렸을 때, 다시 자기가 썼던 유형의 접근법에 대해 읽고 재고해보고, 이전까지 썼던 문제들을 반복해서 풀어봅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일반화 과정이나, 좋은 접근법을 노트에 추가적으로 적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유형에 대해 반복 학습을 한다면, 유형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고 다음에 동일한 유형을 풀 때는 정확하고 빠르게 풀 수 있게 됩니다.
저도 수능을 세 번 보았습니다. 2017년, 2018년, 2019년 이렇게 세 번이죠. 세 번 중 첫 번째, 두 번째 수능을 준비할 때, 기출에 대한 분석이나 탐구 없이, 그저 학원이나 재종 수업을 듣고, 거기서 주는 문제만 많이 풀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왔지만, 막상 수능에서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문제에서도 헤매는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수능에서는 방법을 달리 하여, 누구의 도움 없이 저 스스로 기출을 많이 풀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할 때 6평과 9평 사이 까지는 거의 기출만 봤습니다. 그랬더니 단순히 문제 양치기할 때는 몰랐던 유형 접근법이나 문제의 본질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여, 그 해 모의고사와 수능 생명과학1을 다 맞을 수 있었습니다.
점점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수능 생명과학1입니다. 특히 2021학년도 수능 킬러 문항들과 2022학년도 수능 16번이 그런 것을 시사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강사 분이라도 여러분에게 논리에 대한 부분이나 일반화 같은 부분은 완벽히 가르쳐줄 수 있지만, 생각을 통해 얻는 직관은 가르쳐주기 힘듭니다. 2022학년도 수능 16번만 보아도, 일관된 논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평소에 염색체 형태를 많이 그려보고, 경우의 수를 따지는 연습을 많이 했던 사람들이 16번을 비교적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과학1에서 요구하는 직관은 스스로 학습해서 얻어야 합니다. 이제 고3이 되는 분들이나, 이번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여 새롭게 수능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기출에 대한 심화된 고찰과 탐구 없이는 생명과학1에서 1등급이나 만점을 받기 힘듭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생각하는 힘을 길러서, 다가오는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생명과학1에서 만점을 받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칼럼 제작 | Team PPL 생명과학 소속 생무리 팀
제작 일자 | 2021.01.04
Team PPL Insatagram | @ppl_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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