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빈♡ [429588] · MS 2012 · 쪽지

2014-08-02 20: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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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유를 배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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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CU의 말에 나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미 내 믿음은 확고했으니. 하지만, CU를 떠난다는 안타까움과

사랑했던 이를 버린다는 착잡함으로 난 차갑게 얼어붙었다.

"김무 당신...어...어떻게 세븐일레븐에서 PB상품을 사먹더니 이젠 미니스톱에서 치..치킨을..."

난 담담하게 그녀에게 대답했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이 세상에 편의점이 많은데 어떻게 오직 CU만이 편의점일 수 있습니까, 그래서 전 여러

편의점을 가 보았고, 그 곳에서 많은 진리를 보았습니다. CU만이 노력하는 것도 아니며 CU만이 유능한 것도

아닙니다. 다른 편의점도 수많은 노력을 하고 그 중엔 당신에게서 보지 못했던 것들도 많았습니다. 깨어나셔

야 합니다. 당신의 세상이 전부가 아.."

"집어치워요! 어...어떻게 이럴 수 있시유.."

그녀는 감정이 고조되면 어미에 '시유'를 붙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나에게 고백을 할 때도 "사랑하시유",

밥 먹으라고 할 때는 "드시유", 내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때는 "닥치시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번에는 완

벽히 후자였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난 당황했다. 하지만 난 내 생각을 밝히기로 했다.

"미니스톱에서 치느님의 진리를 맛보고, 이제 치느님을 평생 섬기고자 합니다. 계룡산(Chicken dragon

mountain)에서 20여년 간 여자를 멀리하고, 또한 여자에게 멀리함을 당하며 수행중이신 손로강 님의 제자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럼..안녕히..."

그녀는 그녀가 만든 모의고사를 갈기갈기 찢으며 절규했다. 나도 눈물이 나왔지만 나에겐 치느님의 진리가

중요했으니..아, 손로강 님을 빨리 만나야 할 텐데...난 지금 시유라는 여자를 멀리하지만 그 분은 여자를 멀

함 뿐만 아니라 여자에게 멀리함을 당하며, 이 두 가지의 완벽한 상호 결합으로 인해 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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