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O [450920] · MS 2013 · 쪽지

2014-12-22 16: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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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중퇴생의 재수와 삼수 후기?(133337—11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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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삼수한 문과생입니다.
혹시나 기숙학원 알아보시는 분, 특수학교 알아보시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네요(사실 특수학교는 제가 입학한 지 좀 지나서...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 현역, 재수, 삼수 등급을 말씀드리자면
국어/ 수학/ 영어/ 사탐1 /사탐2/ 사탐3/ 제2외국어
인데
현역: 2112137
재수: 13333x7
삼수: 11133x1
이 되겠네요. 참고로 재수 때는 독학했고 삼수는 메이저 기숙학원 다녔어요. 
저도 제가 고3 때는 삼수, 아니 재수를 하게 될 지는 진짜 꿈에도 몰랐는데...
아무튼 이제 시작할게요!!

재수!
저는 현역 때 육군사관학교를 가고 그 해 9월에 나왔어요. 그니깐 1학년 하계휴가 끝나고 나온 셈이겠죠. 
육사같이 좋은 학교를 왜 나왔냐고 하시면... 글쎄요. 그냥 군인이 하기 싫었어요. 사실 6월부터 나오겠다고 결심했었는데, 부모님께서 지금 나가면 힘들어서 나간 것처럼 보이니깐 하계군사훈련은 받고 나가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묵묵히 하계군사훈련도 받았죠.

그리고 9월에 나가서 그 때부터 집에서 독학했어요. 사실 독학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한 달 동안 각 과목 EBS문제집 N제랑 수능완성만 풀고, 사탐은 EBS인강만 들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한 달은 스타에 빠져서 그거만 했죠. 공부 진짜 안하고... 사실 저 점수도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언어는 멘붕이었는데 찍은 문제들이 다 맞아서 그런 거고, 수학도 많이 찍었고... 영어는 찍기도 안 되더라고요ㅋㅋㅋ 사탐도 마찬가지

혹시나 독학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물론 초반까지는 독학하면서 성적이 오를 수도 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공부도 제대로 안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자기를 잡아주는 사람이 자기 자신 외에는 없기 때문에 그냥 나태해지면서 집중력도 잃게 되고 결국 좋은 성적을 얻을 수가 없게 되죠. 제 경우에는 그랬어요. 물론 정말 독하게 마음먹는다면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정말 힘들겠죠.


그리고 삼수!
저는 제가 저 혼자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을 알고 기숙학원 다녔어요. 재수 학원을 다녔던 친구 말도 들어보고 인터넷으로도 조사를 해서 저한테 적합한 기숙학원을 찾았죠. 지금 생각해봐도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2월 중순부터 학원에 들어가서 솔직히 초반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죠. 적응하랴... 오랜만에 제대로 공부하랴...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1달? 그 정도 지나니깐 학원생활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더라고요. 그 뒤로 학원생활이 힘들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공부방법이야...학원 교재가 기출이라서 따로 기출 문제집을 살 필요는 없었어요. 그냥 마닳기출문제집 사고, 영어와 사회탐구는 미래로 기출 샀어요.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을 복습, 정리하고 제가 따로 준비한 기출문제집을 분석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금방 지나더군요. 거기에 EBS까지 해야 하니깐...다른 것을 할 틈이 없었죠. 그래도 기숙학원이라서 다행이었던 것은 제가 이런 것들을 결국 하게 만들었다는 것 같아요. 재종반을 다녔던 저라면 분명히 집에 가서는 놀거나 그랬을 텐데, 기숙학원이라서 공부를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실제로 재종반을 안 다녀봐서 모르지만, 다녔던 애들 말 들어보면 기숙이 더 빡세다고 하더라고요.) 


제 공부법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저는 국어를 풀 때 지문을 분석하지 않았어요. 얼핏 들으시면 이해가 잘 안되시죠? 제가 독해력이 딸려서 언어지문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바꾸었죠. 문제가 필요로 하는 정보만을 지문 속에서 찾는다. 이것이 저의 전략이었죠. 현역, 재수 때까지 저는 일단 지문이 어떤 것을 주로 다루는지 쓱 훑어본 다음에 문제를 보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낸 다음 지문을 다시 훑어보면서 그것을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어요. 체계도 없고 원리도 없었던 방식이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제일 잘 맞았던 방식 같아요. 지문을 제대로 읽고 분석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래도 제 방식으로 풀어서 점수가 괜찮게 나왔던 것 같네요.

수학은 일단 기출문제 중심으로 문제를 많이 풀었어요. 그리고 풀었던 문제는 어차피 풀이가 기억나기 때문에 다시 풀지 않았고요. 그래서 학원 교재, 특강 교재, 사설모의고사 닥치는 대로 문제를 풀었어요. 그리고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왜 틀렸는지 오답노트를 쓸 때 꼭 쓰고,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풀 때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오답노트를 쓰면서 풀이를 익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수학은 어떻게 푸는지 빨리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과목이니깐요.

영어는 기출문제 중심으로 봤어요. EBS교재 지문들은 총 세 번 정도 봤어요. 그 지문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주제와 모르는 단어정도만 외웠어요. 그리고 저는 기출문제를 주로 보면서 어려운 문제들을 보고, 그런 문제들을 보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한 분석력을 키웠어요. 어려운 지문들도 철저히 해석하기 위해서 노력했고요. 영어는 일단 기본이 구문 해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구문 공부를 중점적으로 했고요.

사회탐구는 솔직히 제가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이 아니라서... 한국사와 한국지리를 선택해서 시험을 봤는데, 3등급씩 받았거든요. 그래도 제 공부 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사회탐구도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식으로 했어요. 한국사는 제가 처음 하는 과목이라서 일단 기초적인 개념들을 잡기 위해서 인강을 들었어요. 그리고 기출을 풀면서 어려운 문제들이나 틀린 문제들에 대해서 문제에 사용한 개념들이 무엇인지 따로 노트를 만들어서 분석했어요. 한국지리도 마찬가지로 했고요. 그리고 EBS교재에 있는 문제들을 풀고 틀린 문제에 대해서 개념을 파악하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그리고 제2외국어도 베트남어를 처음 신청해서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중간에 같이 시작했던 애들도 많이 포기해서 저도 포기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죠. 그래도 조금만 하면 표점이 사회탐구보다 더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2~3시간씩 하고, 8월부터는 하루에 1시간씩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초반에는 그냥 포기한다는 식으로 생각해서 안하고 있다가, 6월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거든요. 베트남어 교재에 나오는 단어는 무조건 외운 다음에, 문법을 공부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단어만 외운다면 문제를 어느 정도 풀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제2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마음인 것 같아요.

아마 수능을 망쳐서 아직까지 OTL모드에 빠져있으신 분들이 많을 거에요. 아마 ‘내가 재수를 하다니.... 이 짓을 1년 더 해야 되는거야? 말도 안돼!’하시는 분들도 많겠죠. 저도 처음 육사를 나와야겠다 결심했을 때 그랬어요. 특히 저는 삼수를 생각했기에 그런 생각이 더욱더 많았어요. 1년 늦게 대학 들어가는 사람은 많지만, 2년 늦게 들어가는 사람은 훨씬 수가 적잖아요. 그래서 그런 안 좋은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왕 하게 된 거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고 생각이 드니깐 다른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내가 어떤 생활을 하더라도 육사에서 보낸 시간보다는 편하다.’‘두 살 어린 애들과 편하게 만나자(?)’등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다 보니깐 재수, 삼수도 할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삼수를 시작했어요. 물론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공부를 하다보니깐 부정적인 생각도 안 들고 그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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