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판언제떠나나 [544562] · MS 2014 · 쪽지

2015-02-12 15:30:43
조회수 8,306

어느 한 N수생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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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삼수생의 넋두리


저는 남들 들으면 다아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곳에서도 내신성적은 중위권을 유지하였습니다.

현역 때 6월 모평 올 1등급 이때까지만해도 나름 성적이 잘나와서 약간의 자만심이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9월모평에서 처참하게 드러났죠 9평 올 3등급 ..

그런데도 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계속 놀았고 결국 수능은 뭐.. 하하..


전 현역때 제가 놀아서 이런결과가 나온걸 깨닫고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모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시작한 저는 정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수업시간, 자습시간 심지어 쉬는시간까지 단 1분 1초가 아까워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그결과 성적은 다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고 모든 모의고사에서 상위누적 1프로 안쪽으로 들만큼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게 되었죠. 그랬음에도 전 절대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자칫 자만하다가는 작년과 같은 꼴이 나기 쉽상이란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학원생활은 정말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공부를 하는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지만

공부 외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죠. 학원 학생관리팀의 너무 강압적인 생활지도,

스트레스 풀 공간이없는 너무나도 비좁은 학원부지... 군대식 생활강요... 등등

그럼에도 전 꾹 참고 버텨왔습니다. 이것만 버티면.. 진짜 이거 조금만 버티면..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거야... 이러면서 말이죠..

학원생활 중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재수생은 죄수생 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눈물이 나기보다는

기숙학원의 너무 강압적인 방식이 저에겐 맞지 않았던 것이죠..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의지박약 이런거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경험해 본 학생들은 알 겁니다.

기숙에서의 재수생활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


그래도 정말 모든것을 참고 인내해가며 공부를 해 대망의 수능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능은 저의 노력과 인내심을 배신하고 말았습니다. 자연계 시험이 너무 쉽게나온 나머지

수학과 과탐에서 실수를 하니 목표했던 대학과는 거리가 멀어지더군요...

재수때 항상 수리 1등급을 유지하던 제게 수능 수학 3등급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2015 수능날이후 단 한순간도 마음이 편한적이 없었습니다.

절 믿어주시고 재수를 시켜주신 부모님께 매우 죄송스러운 마음뿐이고

이렇게 했는데도 실수 몇번으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평가원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수능을 못본사람은 나니까.. 내가 잘못해서 못본거니까.. 이러면서 자책했습니다.

12월말 부터 2월까지의 입시... 이 기간동안 추가합격 똥줄타며 기다리는 것도 매우 지치고..

결국 정시 원서영역에서 3패를하며 삼수를 하게되었습니다.


솔직히 수능 공부를 한 번 더하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숙에 다시들어가는 것은

매우 겁이나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부모님께서는 이제는 절 믿지 못하시는지 시내학원에 가는 것을 반대하십니다.

기숙학원에서도 열심히 안하신 줄 아시고 니가 시내학원가면 백퍼 망하는데 왜가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부모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가 부모님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죠..

다른 자식들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부모님들이 자랑도 하고 그러는데

저희 부모님은 못난 자식 하나 두어서 모임도 잘못나가시고...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

전 정말 기숙학원에서 열심히 했고.. 시내학원에 가서도 열심히 할 자신이있는데...

낭떠러지앞에 서있는 심정으로서 어떻게 열심히 안하고 나태해질 수 있겠습니까 ..

단지 새로운 환경 더 좋은 선생님께 배워서 올해 수능을 잘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집에서도 죄인취급을 받고.. 저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요즘 매우 힘드네요...

그래도 조금씩 다시 마음을 추스려 2016 수능 준비를 시작할까 합니다.

그냥 딱히 하소연 할때가 없어서 오르비에나마 두서없는 글을 올립니다..

내년 이맘때 쯤은 대학합격증을 들고 오르비에 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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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bie Cat · 550539 · 15/02/12 15:48 · MS 2014

    힘내세요~ ㅎㅇㅌ!!!

  • hahmlet · 549947 · 15/02/12 15:52 · MS 2014

    화이팅입니다 아무도모르게 매일5분씩 응원하겠습니다.

  • 융진 · 476881 · 15/02/12 15:53 · MS 2013

    아자아자

  • Esperanto♪ · 557753 · 15/02/12 15:53 · MS 2015

    이또한 지나간다고 합니다.. 정말 고생하셨어요 조금만 더 화이팅해요!

  • 천사팸 · 542260 · 15/02/12 15:55 · MS 2014

    저도 기숙출신 ㅜㅜㅜㅡ3수 원서영역실패에요ㅜ우리같이힘내요

  • 입시판언제떠나나 · 544562 · 15/02/12 16:14 · MS 2014

    응원해주시는분들 덕분에 힘이납니다.. 감사합니다

  • 수능언제보지 · 530340 · 15/02/12 17:05 · MS 2014

    시간은 흘러가는거죠...;;;화이팅입니다 ㅠ

  • JINP · 522321 · 15/02/13 00:29 · MS 2017

    많이 힘들겠어요.. 부모님도 과정을 보지못했으니.. 결과만 놓고보면 그럴만도 하고 지금까지 노력한게 물거품이 된거같은기분 위로말고 해줄수있는게 없는게 안타깝네요 ㅠ

  • qwertyu · 489028 · 15/02/13 01:40 · MS 2014

    힘내세요
    이또한 지나가고 내년 이때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실거예요
    화이팅 !!!

  • 하은내 · 444928 · 15/02/13 08:21 · MS 2013

    내년엔 꼭 좋은결과로 활짝 웃으시리라 믿습니다^^힘내시고 홧띵하세요^^

  • 15학번학생 · 555402 · 15/02/13 09:04 · MS 2015

    마음이 아프네요
    시내 학원도 야자까지 하면 집에 와서 잠만 자게 될텐데 문제는 학원에서 친구가 생기고 간혹 놀자판 아이가 섞여 있게 되면 분위기에 편승할 수도 있다는거죠
    하지만 님은 재수 생활 경험담으로 보아 의지가 굳센 분이실것 같은데 부모님과 다시 상의해보시는게 어떨까요?
    초반에 개념 정리할 때는 시내학원에서 빡세게 하시고
    여름 다가와서 서서히 풀리는것 같다 하실 때 다시 기숙에 가셔도 될 것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부모님과 상의하셔서 덜 지치고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 내실 수 있는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인생 깁니다
    지금 힘드셔서 그렇지 님과 같은 성실함이면 올입시에서는 더 큰 것을 성취하실 거예요
    꼭 그렇게 되시길 빕니다

  • Korean Dream · 383160 · 15/02/13 09:24 · MS 2011

    내 모든것을 바쳤지만
    이제 모두 푸른연기처럼 산산히 흩어지고

    내게 남아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꺼야

  • 입시판언제떠나나 · 544562 · 15/02/15 13:36 · MS 2014

    패닉의 달팽이군요 정말 힘이됩니다

  • 차애주 · 526102 · 15/02/13 09:26 · MS 2014

    저와같은 입장이시네요..
    모의고사는 연고대급으로나오다가 수능은까보니 국민대..
    참..원하지않던 삼수를 하게되고 패배자느낌까지 지울수가없네요

  • 외과의사가짱 · 429312 · 15/02/13 11:03 · MS 2012

    우리아들
    현역 모의때 연고공급, 13수능 폭망
    재수때 모의 올 의대급, 14수능 또망 시립대감
    학고반수 15수능 현역때부터 모의 13,14수능 수b 100점 이었는데,
    만점이4퍼가넘는 수학 3점 틀림,나는 실수지만 남들이 보면 그냥 틀린거임.
    평가원 원망 많이 했슴, 그래도 나머지 점수가 괞찮아 지거국 의대 갑니다.
    삼수하겠다고 했을때 하지말라고,시립대나와도 먹고사는데지장없다고 말렸는데
    아들이 억울해서 못다니겠다고 한번만 믿어 달라고 해서 삼수 허락해 주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참고로 재수 반수는 강북m학원에서 했네요.
    기숙이 최선은 아닌듯요.
    부모님을 설득해 보세요.
    힘내세요.

  • ♥♥♥ㅇㅇㅈ♥♥♥ · 557183 · 15/02/13 13:46 · MS 2015

    고생많으셨어요...
    님의 노력 꼭 보상 받으실거에요!!
    저도 응원할게요~ 내년에 수능잘보시고 원하시던 대학 합격인증 글 올려주세요!ㅎㅎ

  • 씹노력파 · 553124 · 15/02/13 20:50 · MS 2015

    결국 10년후에 다시 지금을 생각하게된다면 '그때 그렇게 악물고 계속도전하지않았더라면 지금내가 되지 못했겠지' 하며 기분좋게 회상하시게 되었음 좋겠네요.. 스타트가 1.2년 늦은것뿐이지 그 고난으로 인해 추진력은 3.4배 증가하기에 손해본다고 생각하지 않으셧스면 좋겠습니다.

  • cardigans · 527682 · 15/02/13 21:12 · MS 2014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못 한 것인데
    노력했던 과정까지도 무시당하다니 참
    속상하셨을텐데 도리어 자기 탓으로 돌리시고 반성하시는게 참 대단하시네요.
    전 반발심에 진즉에 대들었을거 같은데.
    비록 올해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내년 이맘 때쯤 정말 대학 합격하셔서
    그간의 고생들이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 연전전15학번 · 501254 · 15/02/14 00:11 · MS 2014

    쉽상->십상

  • 여신크리스탈 · 465058 · 15/02/14 00:46 · MS 2013

    정말 저랑 처지가 똑같으시네요.. 힘내세요..저는 올해 삼반수하려합니다..서로 화이팅 합시다

  • 까망구리 · 556760 · 15/02/14 10:17 · MS 2015

    저랑 상황이 비슷하신데,,; 힘내세요! 저도 기숙 안맞아서
    부모님 설득시키려고 레포트 6장 써서 설득시켰어요!

  • 입시판언제떠나나 · 544562 · 15/02/14 20:01 · MS 2014

    많은분들 응원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내년에는 꼭 의대합격증 들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벽세시 · 447540 · 15/02/14 22:35 · MS 2013

    제얘기를 그대로 하신줄 알았어요 ..제일 힘든건 노력해도 안된다는 생각때문인것 같아요. 저도 삼수하게 됐는데 누구탓을 할수도 없고 결과가 그동안의 노력을 다 짓밟아버린것 같아서 한동안 폐인처럼 집에만 있었네요 죽고싶기고 했고..ㅎ 다시 시작하니까 글쓴님이랑 저 둘다 왜실패했는지 또 수능을 잘보려면 어떤 능력을 길러야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수능 대박쳐서 내년에 꼭 합격증가지고 만났음 좋겠어요 ㅠㅠ노력하는 사람이 대가를 받을수 있기를 ㅠㅠ

  • 차애주 · 526102 · 15/02/15 00:13 · MS 2014

    같이 대박쳐요 무슨문제인지 잘파악해야하지만..ㅜㅜ

  • 이카루스의날개 · 384081 · 15/02/22 03:08 · MS 2011

    새벽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안왔는데 이글을 봤네요 저랑 비슷하신것같아요ㅜㅜ 저도 현역때 여름부터 제대로 안하다 망했었고 기숙학원에 입성해서 열심히 했음에도 결국 국어가 발목 잡혀서... 가려던 대학도 포기하고 다시 기숙으로 가려하는데 참 힘들긴하네요 그래도 다시한번 마지막 1년을 불태워봐요 수능이 끝난뒤엔 웃을수있길!

  • 이카루스의날개 · 384081 · 15/02/22 03:08 · MS 2011

    새벽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이 안왔는데 이글을 봤네요 저랑 비슷하신것같아요ㅜㅜ 저도 현역때 여름부터 제대로 안하다 망했었고 기숙학원에 입성해서 열심히 했음에도 결국 국어가 발목 잡혀서... 가려던 대학도 포기하고 다시 기숙으로 가려하는데 참 힘들긴하네요 그래도 다시한번 마지막 1년을 불태워봐요 수능이 끝난뒤엔 웃을수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