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라면 한번쯤 읽어 볼 만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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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제50회 사법시험 합격·단국대 법학과 졸업
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제50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하고 연수원에 40기로 입소를 앞둔 이성민이라고 합니다. 5시로 합격하였고 학교나 나이 실력 등이 지극히 평범하기에 수기를 쓴다는 자체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 같은 사람도 합격했다는 사실로 많은 분들이 자신감을 갖고 뜻을 이루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서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아무쪼록 제가 드리는 이글이 읽어주시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Ⅱ. 합격 전 까지의 과정
저는 이번에 5시로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27살때 4학년으로 1차에 합격하고 재시때 민법 36점 과락, 이후 토익 때문에 1년 쉬고 이듬해 3시에서 저공비행을 해서 불합격하였습니다. 절박한 4시째에는 되는가 싶더니 평균50점이 넘었는데 상법 39.63점으로 과락... 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합격자 이름에 동명이인이 3시와 4시 모두 있어서 처절함은 2배가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한 5년 이상공부하고 나니까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또한 더욱 힘든 것은 패배의식이었습니다. ‘아.. 난 해도 안되나?’ 하는 생각 때문에 정말 힘들었고 관두어야할 것 같은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떨어진 다음날부터 토익학원을 다녔는데 학원 같다온 첫날, 방에 들어와서 밤에 라면을 끊여먹었습니다. 낮에 39.63점 과락을 확인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라면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아! 힘들다는 게 이런 걸 말하는구나 느낄 정도로 정말 뼈속까지 아릴 지경이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눈물이 나오는데 주체를 못해서 친구한테 저도 모르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기를 붙잡고 그냥 마냥 울었습니다...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30분동안 울기만 하는데 그냥 아무말 없이 받아주고 마음으로 안아주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밤마다 한 3일동안 눈물이 나왔습니다. 팅팅 부은 눈으로 정말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냥 새벽에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랑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말씀을 듣고나니 다시한번 마음이 다잡아 졌고 다음날 용기를 내서 다시 신림동에 들어왔습니다.
Ⅲ. 절벽에 떨어진 후 다시 찾은 희망
신림동에 와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내가 왜 울었을까?’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더군요...
‘무엇이 문제였나?’
적어도 나 자신과 주변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는데...그렇다면 공부량이나 실력이 부족한 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거 같았습니다.
그동안 합격한 주변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방법이었기에 공부방법의 문제도 아닌 거 같았구요..
몇날 몇 칠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씨크릿이란 책도 읽어보면서 서서히 제 나름대로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어느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법시험 2차 등수는 단순한 물리적인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합격에 대한 믿음의 순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지요..
이러한 단서를 찾고 나니 제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불안해하면서 공부했는지, 그게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이었는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저 자신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살아 숨 쉬면서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자체가 진심으로 감사하게 느껴졌고, 아무리 사법시험이라도 인생의 목적이 아닌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인생의 과정에 불과한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있었으니 어찌보면 힘들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4시의 벼랑끝에서 떨어져서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그동안 합격했던 사람들과 저와는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합격의 믿음, 확신, 자신감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막상 벼랑끝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나니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절벽위로 올라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왠지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실마리가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Ⅳ. 풀리기 시작하는 실타래
너무 추상적일런지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공부가 돼있는 수험생이라면, 하루에 한 시간씩만 공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겠죠.
컨디션 좋으면 열 몇시간, 좀 안 좋으면 대 여섯시간, 아프면 하루 쉬기도 하고 말이죠. 먹는 밥도 다 비슷하고, 보는 책도 다 비슷하고, 머리도 뭐..특출한 몇분 빼면 다 비슷하지 않습니까? 시험막판에는 모두 달리고요... 대부분의 수험생이 다 이렇지 않을까요?
근데 누군 붙고 누군 떨어지고 혹자는 운을 탓하고, 혹자는 실력을 탓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운이라는 것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고 실력이란 것도 종이 한장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까지나 운이나 자신의 운명내지 팔자를 탓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혹시...
자신감이란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만들어내고 그 믿음이 합격의 운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요?
생각이 여기까지 오게 되니까 실타래가 반쯤은 풀린 거 같고 막힌 속이 뻥 뚤리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합격하는 사람들을 제가 주위에서 지금까지 살펴보면서 주로 이런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첫째, 웃으면서 공부한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즐겁게 공부한다. 둘째, 시간 나는 대로 자신이 합격하고 나서 연수원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본다. 셋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믿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자부하기에 결국 남들한테도 인정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라면 이왕이면 공부 자체에서도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좋을 거 같고요, 공자님 말씀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잘하는 자,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어찌보면 즐길 수 있는 공부가 자신을 하루하루 재미있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스트레스도 적어 질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선수촌에서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듯이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직접 떠올려 보거나, 핸드폰이나 바탕화면에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깔아 놓는 것도 일종의 명상기법으로 과학적으로도 검증된거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얘기를 듣고나서 핸드폰과 컴퓨터 바탕화면에 연수원 사진을 깔아놓고 시간 날때마다 기분좋게 보았습니다. 덤으로 제가 갖고 싶은 자동차도 사진을 붙여 놓고요...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진을 보고 바라는 게 아니라 현재 자신이 그것을 이룬 것처럼 느끼는 거라고 합니다. 우리가 가끔하는 말중에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다.’ 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정말 한번 시도해 보세요. 여러분야에서 효과를 본 사례가 매우 많다고 하네요. 저 또한 효과를 봤습니다. 저는 지금 사진속의 연수원에 들어가게 되었고 갖고 싶은 자동차도 생기게 되었으니까 말이지요.
그리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믿지 못 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타인 어느 누가 믿어주고 사랑해 주겠습니까?
Ⅴ. 점점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현실
이런 점들을 느끼고 나서부터 저도 그전에는 못 느꼈던 평온하고 편안한 감정이 느껴지고 공부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2008년에 처음으로 공부가 정말 재미있고 공부하는 게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이나 바탕화면에 있는 연수원과 사고싶은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지곤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그동안 쌓였던 공부량도 제 자산이 되고 그러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합격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공부에 효율성을 올려주고 바로바로 성과가 나오는 공부를 함으로써 자신감이 쌓이게 되고 또한 자기 확신이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감을 쌓는 첫 번째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내 인생이고 오늘도 내 인생이고 내일도 내 인생이기에 공부하는 하루하루도 예전에는 힘들었는데 이런걸 느끼고 나니까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클래식은 예전엔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방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공부하고 잠깐씩 담배피면서 쉬는 시간에 어쩌다 보니 클래식을 듣게 되었는데 정서적으로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하루하루가 희망찬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11월달에 본 토익이 785점으로 통과되고 11월 말부터 토익 책 덮어버리고 1차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보면 10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으나 그동안 해놓은 게 있다는 자신감과 나름대로 효율적이 전략 덕분에 1차는 평균 83.6점을 찍었습니다. 정말이지 자신감과 즐기는 공부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1차시험 다음날 채점해보고 합격을 확신했기에 바로 3월부터 2차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부담을 버리고 할 수 있는대로 그동안 책을 활용하면서 7과목중 반정도는 아예 교재도 새 책으로 바꿔서 봤습니다. 쉬고 싶으면 쉬면서 즐기면서 재미있게 6월까지 준비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전에 그렇게 힘들던 공부가 재미를 느끼고 나니까 더 잘 외워지고 답안지도 더 잘 써지고 진도도 더 잘나갔습니다.
6월 2차시험도 스스로 편안하게 치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도 편안하게 봤습니다. 실수도 많이 하긴 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정말 완전 다른 내용이 아니라면 사소한 실수정도는 남들도 다 하기에 당락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시험을 치고 나서 발표전날... 위에서 앞서 언급한 그 친구가 월차를 내고 저를 위해서 신림동에 같이 있었습니다. 합격발표 당일날 같이 점심먹고 음료수 한잔 하고 있는데 아는 형님이 전화를 주었더군요.. 명단에 제 이름 있다고... 동명이인을 두번이나 경험했기에 이름이 있다는 자체로 10배 더 떨렸습니다. 수험번호를 맞춰보고 합격을 확인 했을때, 그 친구랑 신림동 길바닥에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또 눈물이 날라고 하네요. 일년전 흘렸던 아픔과 고통의 눈물이 어느덧 일년이 지나 버리고 나서 기쁨과 감사의 눈물로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집에 가서 엄마 붙잡고 운건 말 안해도 아시겠지요?^^
Ⅵ. 또 다른 시작과 희망
누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넌 합격하고 싶니?" 제가 "네" 했죠. 그랬더니 "왜 합격이 하고 싶어? 너 스스로 지금 합격한 상태라면 그래도 합격하고 싶을까?" 라고 하더군요.
좀 추상적이지만 전 이 얘기를 듣고 나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자신의 현재의 모습은 과거의 산물이지, 우연히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미래의 모습도 현재에서 자꾸 생각하고 꿈꿀수록 현재가 바라는 미래상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1년전 4시생에서 합격생으로,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로 여기서 다시 미래의 나로 또 변하겠지요. 사법시험이라는 인생의 한 과정을 겪고나니 요즘은 또 다른 출발점에 다시 선 느낌입니다. 이제부터 또 시작을 하겠지요. 이번에는 시작부터 즐겁고 감사하게 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더 발전된 희망을 꿈꾸면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다보면 이꿈 또한 미래에는 현실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험생 여러분...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죽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인근 마을에서 30분 거리에서 죽는거라고 하네요... 지금은 긴 터널에 갇힌 것처럼 느껴 질수도 있고, 길이 안보여서 길을 잃고 헤맬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불과 30분 거리면 마을이 앞에 있습니다.
그동안 힘드셨던 분들, 어려웠던 분들, 잘하고 계신 분들 모두 힘내세요. 30분만 더 가시면 됩니다.
이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이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재주가 없어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었습니다.
비록 수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합격이라는 길을 가면서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화두가 감사함과 자신감이 아닌가 합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이글이 공부하시는 여러분에게 아주 조금이라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모두 좋은 성과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파이팅!!!
Ⅶ. 글을 마치며(공부 방법에 대한 저의 생각)
저도 공부를 좀 오래하다 보니 가끔 공부방법이나 교재에 대해 질문을 받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공부방법이나 교재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봐도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책을 어떻게 보던 합격이라는 대세에는 지장이 없는 게 그동안 제가 합격자들을 관찰해온 공통점입니다.
그것보다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공부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방법 자체에도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밤에 공부하던 낮에 공부하던, 독서실에서 하던 방에서 하던, 신림동에서 하던 집근처나 학교에서 하던, 교과서를 보던 요약서를 보던 제 생각에는 모두 합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만 구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부방법이나 공부량 등은 자신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 도구이기에 더 열심히 많이 공부하면 그만큼 자연적으로 자신감도 더 생기겠지요. 그러나 불안해 하면서 설마 설마 하면서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한다고 효과가 있을까요? 이건 제가 몸소 경험한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요.
수험생 여러분!!!
합격한사람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 수험기간이 긴 사람, 직장다니다 온 사람, 원래 똑똑한 사람 등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갖는 공통점이 바로 긍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있게 헤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두 힘내시고 마지막으로 바로 이문구... 우리에게 어울리는 진리의 문구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 꿈은 ★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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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다시 공부하러 가야지.
눈물나네요
잠깐 딴지를 걸어보자면,
'연수원 사진을 걸어놓고 희망에 미소짓는' 이 부분은 양날의 검입니다.
이미 일정 공부량을 체화한 사람이면 긍정적이지만, 이것 없이 쓴다면 굉장한 독입니다.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의 만족감' 에 안주하여 나태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이라 댓글 남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