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연하지말고 이연 [1226550]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07-15 00:45:17
조회수 25,761

내 수학 점수를 상승시켜준 수학에 대한 태도 변화

게시글 주소: https://spica.orbi.kr/00063756922

안녕하세요!

연연하지말고 이연입니다!


오늘 제가 해 볼 이야기는, 공부하는 태도와 관련된 이야기에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지 수학을 못하지도 않았지만 잘하지도 않는 학생이었어요.

보통 모의고사를 보면, 3등급은 받아본 적 없지만, 2컷-1컷 사이만 진동하는 느낌?

항상 그런 애매한 점수를 받다가, 고3때 백분위 97-99로 올리고, 수능때 백분위 100, 원점수 100점을 받았었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 이전 게시물인 (현역 수능 수학 100점은 실모에서 어느 점수대를 받았을까?)를 참고해 주세요!


이런 점수 변화에는, 외부 요인보다는 내부 요인이 컸다고 생각해요.

지금부터 하나하나, 달라진 점을 비교하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0. 기본적인 공부 방법을 바꿨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고1때 다니던 학원 고3 수능 직전까지 계속 다녔고, 인강은 수강하지 않았었습니다.



1. 기본적인 마인드의 변화

고1, 고2때 내신준비하면서 블랙라벨이라는 문제집을 풀었었습니다. 내신을 준비하며 풀었던 문제집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제집이기도 하네요. 문제집 자체는 막 쉬운것만 풀지는 않았었어요.

그렇지만 이 때 저는, 숙제를 안해가기 싫어서 '숙제를 했다'는 명분만 줄 수 있을 정도로 문제를 풀었었답니다.

한 마디로, 수학이 즐겁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진짜 억지로 공부하던 느낌.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수학 점수를 올려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일단 수학에 흥미를 가지면 수학 실력이 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배경화면에, 마인드컨트롤을 할 수 있는 말을 적어놨어요.

(많이 쪽팔리지만 공개합니다.)

이걸 볼 때 처음에는 '하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수학에 흥미를 가져야 하나?' 싶었지만, 점차 보다보니 진짜 수학이 재밌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결국 저는, 처음 수학에 열정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수학에 흥미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계속 '수학 재밌다 수학 재밌다'라고 생각하다보니 진짜로 수학이 재미있어졌던거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하잖아요?

그 말이 맞는지 틀린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즐기는 사람은 노력까지 한다는 점이에요.

그렇기에 여러분이 수학 공부를 할 때 '하기 싫다'는 생각 대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고,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그래야지 이 다음 단계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거에요.)



2. 기본적인 문제/오답 진행 방식

제가 그리 수학을 잘하지 않는 학생이었을 때의 문제풀이, 오답 방식을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학원가는 당일 학교에서 문제를 풀기 시작해, 딱 봤을떄 푸는 방법을 알겠는 문제만 풀고, 다른 문제는 틀렸다고 처리한다.

이후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들으며 틀린(안 푼)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다음 수업시간까지 따로 문제는 안 보다가, 수업 당일에 마찬가지 방법으로 복습한다.

이렇게 진행했었답니다...


여러분이 봐도 문제점이 보이시죠?

공부는 기본적으로 모르는 걸 채워넣기 위해 하는건데, 과거의 저는 모르는건 하나도 안 채워넣고 아는 것만 계속 풀었던, 그런 공부를 해 왔었어요.

어쨌든 문제를 풀긴 푸니까 간신히 1컷-2컷 사이는 유지하는데, 점수의 상승도 없었던 상황이었죠.

아마 이렇게 공부를 계속했다면, 전 아마 수능에서 3등급도 안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느순간, 정확히 말하면 고2 여름방학 즈음, 모르는걸 채워넣지 않는 이 공부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오답'에 집중한 공부방법으로 바꿨었답니다.

그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게요!


수업시간에 수업을 진행하면, 선생님이 예제로 풀어주시는 문항들이 있을텐데, 일단 그 문항들에 대해서는 파란색 동그라미를 쳤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풀이를 가린 채 풀어보고, 선생님이 풀어주셨던 방법(최적화된 방법)과 비슷하게 풀리면 넘어가고, 잘 안 풀리거나 복잡하게 풀었을 경우 파란색 체크표시를 해놨었습니다.

이후 수업과 수업 사이 중간 요일부터 숙제를 진행했는데요, 문제를 풀 때 너무 힘들게 풀었거나 못 풀었으면 파란 체크표시를 했고, 문항 전부에 대해 빨간색으로 O, /, 세모 표시를 했답니다.

틀렸더라도 빨간 표시만 남아있는 문제들은 계산 실수로 틀린거였기 때문에, 문제 풀이의 기본 원리는 다시 볼 이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답하며, 최대한 이리저리 시도해보고, 이건 어떻게 해도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 때 쯤 답지를 보고 풀이를 적어놨어요.

그 풀이에 제가 놓친 부분부터 파란색 화살표로 표시해두었답니다. 또한 제가 놓친 발상을 한 줄로 요약해 문항번호 위에 적어놨고요, 정말 힘들게 푼 문제같은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진짜 이거 푸느라 고생했다' 이런 말도 적어놨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음 수업할 당일에 제 문제집에는 파란색 표시와 빨간색 표시가 남아있게 되는데요, 이 중 파란색 체크표시 된 문항에 대해서는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고, 파란색 동그라미가 된 문항에 대해서는 한번 더 풀어봤어요.

선생님꼐 질문을 드리면, 보통 많은 학생의 공통 질문이 나온 문항에 대한 풀이가 수업 초반에 진행되는데, 그 때 선생님의 풀이는 포스트잇에 적어서 문제 위에 붙여놨답니다. 이 떄도 제가 생각 못 했던 발상을 다루신다면, 파란색 글씨로 제가 놓친 부분을 표시해놨어요.

이후 수업이 끝나고, 가끔 생각날 떄마다 파란 체크표시 된 문항들에 대해서만 다시 풀어보거나 풀이를 훑어보거나 했어요!

이게 제 기본적인 오답 방식이었답니다.

말로 들으면 좀 헷갈리니까, 사진을 같이 올릴게요!


실제 예시도 한 번 올려봅니다.

꼭 이 방식을 따르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여기서 제가 이야기 하고싶은 것은, '모르는 것에 대한 구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디를 놓쳤는지를 표시해 두었다 나중에 다시 풀떄 놓쳤던 부분을 기억하며 똑같은 이유로 안 틀리는게, 발전해나가는 방법인 것 같아요!



3. 수업을 듣는 태도.

예전의 저는, 궁금한게 추가적으로 생기지도 않고, 궁금한 점이 생긴다고 해도 질문을 잘 안 하던 학생이었답니다.

근데 수학을 좋아하기로 마음먹은 그 시점부터, 왠지 선생님과 내적 친밀감이 생기면서, 질문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모르는게 생기면 바로바로 질문했답니다.

이 질문도 발전 과정이 좀 있어요.

1단계: 풀이를 듣는 도중 이해 안 가는 부분에 대해서만 질문하기.

2단계: 풀이를 확장시켜서 이런 상황에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하기.

3단계: 다른 풀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선생님의 풀이보다 더 깔끔하게 풀 수 있는 경우, 그 풀이를 수업시간에 공유하기)


사실 저희 학원이 막 애들끼리 친하고 그런 환경은 아니었어서 제 풀이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러는게 가끔은 좀 뻘줌하긴 했지만, 가끔 저 말고도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친구가 몇몇 있었어서 부담없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수업에 민폐가 될 정도로는 안 했습니다. 애초에 시간이 부족하면 선생님께서 그 질문은 쉬는시간에 이야기하라고, 넘기셨어요!)


어쨌든 이렇게 질문을 하는 태도 역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기서 말한 2단계/3단계가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요!

여기서 제 아픈 역사인 논술관련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전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 논술 최초 합격자였고, 몇 점으로 합격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문제를 풀기는 다 풀었었어요.

또한 논술 공부 한 번도 안 해보고, 논술 문제 하나도 안 풀어보고 합격했었답니다.

이런 제 질문하는 습관과, 생각을 확장시켜나가는 과정이 논술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질문하다보면, 한 문제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고찰해보는게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여기서 하고싶은 말은, 질문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에요.

처음에는 이해 안 되는 부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도 좋아요.

나중에 발전해서, 풀이를 확장시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고, 다른 풀이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아요.

이렇게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교류하며 발전시키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되게 중요한 과정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생각의 교류가, 교육의 기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내신 교육학을 들으며 유일하게 남은 제 교육에 대한 가치관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교육의 문제점이 나오는데요, 사실 전 이러한 질문을 저희 학교 선생님께도 종종 했었어요.

다행히 저희학교 수학쌤은 좋은 분이셨어서 대답을 해주려고 노력해주시긴 했는데, 아무래도 생각의 폭이 '교과서&최근 기출문제'로 한정되어 있으시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질문을 할 경우 모르는 것은 해결할 수 있지만, 계속 이야기하며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기는 어려웠어요. 

한 예시로, 조금 빡센 미적분 문제를 질문한 적이 있는데, 저의 질문은 풀이 방법이 아니라, 이 식을 풀이와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면 안 되는 이유에 관한 것이었어요. 

근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문제 풀이에 초점을 맞춰서, 그래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그린 다음, '이 함수는 이렇게 생겼기 때문에, 너가 말한 거는 결론적으로 안 돼' 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으음... 이런 설명해주려는 의지가 있으신 분들 덕분에 공교육이 아직 살아남아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공교육에 부족함이 있다는 걸 잘 깨달을 수 있는 일화였답니다.

참고로 그 질문은 학원에 가서 학원 선생님과 이야기해 해결했어요!


뭐 공교육뿐만 아니라, 동일한 이유 때문에 대형 학원도 피했었어요.

내가 원하는 만큼 질문하기 힘들다는 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고3때 대형학원으로 옮기지 않고 다니던 중대형학원 그대로 다녔었거든요.

(음.. 학원은 본인이 만족하는 곳을 다녀야 맞는 것 같아요. 본인이 대형학원을 좋아하면 대형학원에 다니고, 작은 규모의 수업을 좋아하면 작은 규모의 학원을 다니고.)



4. 수업을 듣는 태도-2

전 고3때 결석을 했던 학원 수업이, 코로나 걸렸던 4월 2번밖에 없답니다.

수업시간에 거의 안 졸기도 했고요.

기본적으로 수업에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또한 수업을 들으며 '신기한 내용/알아두면 좋은 내용'이 나오면 노트 한 권에 정리해 놨었답니다.



5. 문제 푸는 양

수학에 흥미가 없을 떄의 저는, 간신히 학원 숙제만 다 해가는 사람이었으나, 고3때의 저는 학원 숙제+ 학원 숙제 만큼의 사설 문제집을 풀었었답니다.

사실 학교 가서 거의 하루종일 수학만 했었어요.

그 이유는... 저희 학교가 조금 시끄러운 편이었는데, 그 상황에서 가장 방해받지 않고 공부하기 쉬운게 수학이었어서 그런 것도 있고, 재밌어서 그런 것도 있답니다.

제 하루 일과를 간단히 이야기해보자면, 6시 30분까지 등교해 한시간정도 국어 주간지를 풀고, 8시부터 종례하는 4시 10분까지 문제집을 바꿔가며 수학 숙제를 한 다음(중간중간 30분씩 자기도 했답니다) 집에 갔답니다.

집에 도착하면 약 4시 50분이 되어있어, 조금 쉬었다가 학원에 가거나 스카에 갔고, 그때부터 탐구/영어 공부를 했었어요!

(결국 이러다보니 화2를 썩 잘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전 후회없이 수학공부했으니 만족합니다 ㅎㅎ 사실 탐구를 그렇게 봤어도 원하는 학교를 갈 성적은 나왔었거든요... 원서 쓸 기회가 없어서 그랬지...)

어쨌든 전, 진짜로 수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점, 많은 문제를 풀었다는 점 알아주시길 바래요!




이 5가지 내용이, 절 발전시켰던 가장 큰 틀이 아닌가 싶어요.

으음... 다음 글에 풀었던 문제집같은거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무얼'푸는가보다는 '어떻게'푸는가가 더 중요하다 생각해서, 이 이야기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부탁드려요!

질문도 받습니다!


p.s 지금의 저는 수학이 정말 좋답니다. 수학이 진심으로 재미있어요.

아 그리고, 원래 잘 하던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 제 고1때 수학썜은 고3때 저랑 마주칠때마다 "너가 이렇게 수학 잘 하게 될지 진심으로 몰랐다" 라고 이야기하셨답니다. 확실히 원래 잘했다기보단 발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0 XDK (+5,000)

  1. 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