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거 하면 무조건 성적 오른다고 했는데...
수능 공부를 하면서 "경지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물론 사람마다 목표하는 대학과 수준이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새로운 문제가 풀리고, 새로운 등급대로 들어가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학습의 레벨은 단순히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걱정하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지금도 많다.
여기서 "경지"란, 비연속적으로 증가하는 학습의 수준에서 현재 바로 다음의 단계, 즉 우리가 돌파해야 할 관문을 말한다. 경지는 마치 북극성과 같다. 북극성은 실제로 존재하는 별로서 객관적 실재성을 가지며, 동시에 우리가 나아갈 길을 인도하는 좌표 기준으로서 이념성을 지닌다. 우리가 수능 공부를 하며 도달해야 하는 "경지"도 마찬가지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면서 우리의 공부 방향을 이끄는 이념이 된다.
객관성과 이념성은 상반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공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북극성과 "경지"가 모두 객관적으로 존재하면서 우리가 그것을 이상적인 목표로 삼는다는 점은 확실하다. 우리는 어떤 "신기한" 방법을 통해 한 순간에 새로운 레벨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경지, 혹은 뚫어야 할 벽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연히 성적이 하루 만에 확 오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진짜 경지에 이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직 새로운 경지를 이념적 목표로만 생각해야 한다.
공부의 목적은 '이전보다 더 향상되는 것'이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하며, 객관적인 인식을 높이고, 더 생산적인 풀이 방법을 세우면서 진보할 수 있다. 경험을 통해 풀이 역량은 성장하고, 한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알던 것 이상의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목표하던 더 높은 경지에 완벽히 도달했다고 말할 수 없다. 성적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문제는, 성적이 실력 그 자체를 대변해 주지도 않는다. 수능이라는 한 번의 시험 결과로 이전의 모든 모의고사와 어려운 사설 시험들에서의 고득점이 의미를 상실하는 것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느 곳으로 도달해야 하는지,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공부해서 벽을 뚫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얼마만큼 네 실력이 확실히 늘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100% 사기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나아간 수준을 추구하는 것이 비합리적이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꾸준한 시도를 통해 보다 통찰적이고 정확하며 흔들림 없는 실력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바로 공부다.
그러므로 여러분, 지금의 어려움과 좌절을 넘어 꾸준히 노력하세요. 그 과정 속에서 여러분의 실력은 점차 향상되고, 마침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도달해야 하는 곳이 어떤 곳이지?" 하는 불안과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 뛰어넘어야 하는 그 벽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동시에 비물질적이고 이념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오늘의 작은 성취가 내일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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