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실패 수기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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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날.... 잠이 진짜 안 오더군요. 눈은 11시쯤 감았지만 긴장 탓인지 새벽 1시쯤 본격적으로 수면을 취했을 겁니다.
수능 당일 저는 가족들과 포옹을 한 번씩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을 나설 때 친지들이 보낸 수많은 수능선물들이 보였습니다. 내가 이만큼 응원을 받고 있다는 것에 약간 마음이 무거웠지만 힘을 최대한 내고 시험장으로 나섰습니다.
.....
수능을 마치고 난 후 집에 가서 제일 먼저 가채점한 것은 수학이었습니다. 결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9 10평 모두 3등급이라는 어이없는 등급을 받았지만 본 게임에서는 1개를 틀렸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어지는 국어 영어는 눈을 의심할 점수가 이어졌습니다. 항상 100점 혹은 1개 틀린 97이나 96을 유지하던 국어는 80점대 후반이었고 영어도 항상 100아니면 98이었건만 90점대 초반이 나왔기 때문이죠.
사탐.... 동아시아사는 정말로 인페르노 그 자체였습니다. 세계사는 쉬웠음에도 틀린 문제가 있더군요.
가채점 후 입시업체들이 예측한 저의 성적은 21222였습니다. 어찌보면 시원섭섭하고 한켠으로는 찝찝한 마음이 있었지만, 모두 떨치고 게임에 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가채점을 여태까지 했던 것들 중 가장 정확하게 했다고 자신할 수 있었습니다. 실채점 등급 나올때만 해도 약간의 충격이 있었지만, 변환표준점수와 물보정을 기대하며 낙관적인 환상을 품었죠.
오늘, 학교에서 나온 성적은 그야말로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사탐은 밀려쓰고, 국어는 마킹미스를 했기 때문이죠. 예상했던 대학들은 모두 눈앞에서 사라져만 가고, 죽음의 충동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번 일주일이 인생 최대의 고비가 될 듯합니다. 지금도 죽고 싶은 충동들을 억제하려고 노력중입니다만 이게 얼마나 유지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후에 수능을 보실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불가항력을 거스르지 마라, 냉정해져라"라는 것입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계실 98, 99년생의 예비고3들은 명심하십시오. 더이상의 자만은 자살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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