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야기. [1206509]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11-30 19: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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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년 후기, 그리고 전공선택은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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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학년 끝나가는 24학번 새내기입니다.


고3 전까지는 폐인처럼 살았고, 고2 후반에 목표가 생겨 급하게 수능판에 진입한 x반고 정시파이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학 입학 전에는 sky 출신 강사, 선생님, 지인들께 워낙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치 좋은 대학(서울대)에 가면 흔히 말하는 x반고와는 차원이 다른 좋은 학우들과, 같은 관심분야로 뭉쳐서 최고의 환경에서 자신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일들을 할 줄 알았습니다. 저는 사람의 70%는 환경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단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를 가겠다고 생각했고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그렇지만 수능 점수는 너무나 애매했고, 원서영역을 대폭망한 결과....;;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비상경). 앞으로 뭐를 하게 될지는 상상도 해본적이 없었고, 대략적으로 하고싶을거 같던 일들은 생각보다 매우매우 비현실적이였습니다.(매킨지, 사법고시등...)수능공부만 했지 기초적인 사회상식은 0에 가까울 정도였으니까요.


수능을 못 봤다는 생각에 매일매일이 너무 힘든 상태로 3개월이 지나고 어찌저찌 입학을 하게 됩니다. 저는 목적의식+절박함이 있어야지만 돌아가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볼 수 있는데,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과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 관심없는 이야기와 진로를 계속 듣는데 솔직히 현타가 매우 세게 왔습니다. 주변 동기들을 보니 각자 이 학과에 와서 하고싶은 일, 목표들이 다들 있으시더라고요. 저는 Cpa가 뭔지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학기 중반에 지도교수님과 상담을 하는데, 학교생활은 어떤지,  나중에 뭘 하고 싶은지, 본교에의 지원동기등을 물어봐주시더군요.


솔직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적응도 못했고, 이 학과에서 지원해주는 전공을 살린 진로?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문과 취업/고시는 생각보다 훨씬 막막하더라고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니 교수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럼 자네는 대체 이 학과에 왜 온건가?"

=>이 말씀을 듣고 제일 현타가 왔습니다


그 뒤로도 1학기는 진짜 심각하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것도 없고, 이걸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현실도피나 하면서 산 결과 매우 처참한 성적이 떴습니다.한마디로 제대로된 취급을 받으려면 1-1을 다시 다녀야할 수준이에요. 로스쿨 진입은 커녕 취업시장에서도 나가리될 성적입니다 ㅠ.


여름방학도 그냥 침대 위에서 지내다가, 진짜 정신차리고 운전면허, 테셋등 자격증을 몇개 급하게 땄습니다. 수강신정도 20학점이나 해서 만회 해보려고 했고, 지금은 몇 과목은 A+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도저히 진로를 못 정하겠습니다. 자존감도 없고, 꿈도 없고, 제 자신의 문제가 좀 있달까, 사회성이 너무 낮아서  육군은 도저히 불가고(흔히 말하는 관심병사감이랄까) 공군을 가야할거 같은데, 당장 내년까지 점수를 맞추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그래서 뭐..수능을 다시봐야하나... 생각도 들고 그러는 요즘입니다. 진짜 미래가 하나도 보이질 않네요. 이과를 할 수 있는데 문과를 오는것은 매우 비추드립니다. 공대는 잘 모르지만 비상경보단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복전 한다고 해도 지금 전공에 좀 현타가 오는것도 있어서...  제가 특이한거 같습니다.


너무 급하게 두서없이 글을 써서 글을 쓰기전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풀어내지 못한것 같습니다. 


하여간 1학년 끝나고 대학생활에 대해 생각이 달라진점


1.대학생활은 그냥 공학 고등학교의 연장선 같다. 학과 분위기나, 친구사이나, 고등학교때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면 대학에서도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 생각보다 사람끼리 연결될 거리가 많지 않다. 차라리 관심분야의 동아리에 가서 같은 취미 공유하며 대인관계를 쌓는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하이틴 영화는 커녕 어지간한 영화만도 못한 현실... 

아직도 대학교 동기보다 중고딩 친구들하고 더 가깝다.


여기에 추가로, 평소 공부적인거 말고, 일상에서 학우들 수준은, 솔직히 x반고랑 별로 다르지 않다. 타과썰 들어보면 인성 개판나거나, 진짜진짜 한심한 학생들 꽤 있는거 같다.(우리 과는 좀 무난하게 괜찮다고 느껴서 다행) 인간군상 참 다양하다. 

대학 잘 나온 인간들이 인성도 좋다는건 이제 안 믿을 때도 되었다. 

진짜 그런 인간들이랑 나랑 같은 학교 나와서 묶일 생각하니 억울한 경우 가끔 있음

학부 1학년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주변 수준에 굉장히 실망하는 경우도 꽤 있고, 반면 되게 리스펙하게 되는 사람도 종종 있다

(어려서 생각이 부족하다면 뭐...맞는 말씀이다)

 

2.학과-진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것에 대한 현타(?)가 있다. 요새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 학과/전공으로 내 직업에 활용할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그건 그냥 고졸하고 다른게 뭔가... 그냥 적당한 4년제를 나온 대졸자라는 가오와 약간 넓어진 식견?이 다인..? 뭔가 그 직업으로서의 가치창출이 되어버린 그런... 특히 비상경이라면 수시와 마찬가지로 학점은 그냥 성실성 평가고, 추가로 관련 직무의 스펙(회계자격증, 인턴등)이 필요한게 이거 때문이였다.

이 전공을 심화로 파고든다는게 너무 짜증난달까..

전공 공부 너무 의욕이 안남...


3.학점 따는거는 정시라기보단 수시에 가까움...쉽지 않다. 정시보단 수시가 평균적으로 학점을 잘 따는거 같다. 다만 정시러수시러둘 다 미친듯이 포텐을 발휘하면 과탑은 정시러가 되는거 같기도(문과)


4.생각보다 매우매우 각자도생적이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는  어른들 하는 개소리, 옛날이야기에 가깝다.


우리 학교는 한마디로

"너네 최소한의 학벌을 땄으니까, 이제 알아서 니들 갈길 빨리 찾아 뛰어라" 분위기. 다른 명문대들도 물어보니 비슷하다고 하는데..


일부 정시러들은 갈 길을 못 찾는게 문제다. 정시는 현실적으로 대부분 지네 점수 맞춰 과를 고르지, 자기가 원하는 학교 원하는 과 가는 애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정시의 최대 문제가 이거다. 


수시러들은 대부분 애초에 세특같은거 때문에 학과에 대해 잘 알고, 들어오기 전부터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오자마자 열심히 사는 경우들이 많다(평소 성실성은 수시가 높은듯) 한양대는 수능 최저가 없어서, 수시러들중 수능성적이 턱없이 부족한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이 오히려 더 한양대 대학 닉값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성적=학부성적이 절대절대절대 아니다.


과를 고를땐 제발, 제발 열심히 뭐라도 알아보길 바란다. 뭘 배우는지, 이 학교의 생활은 어떤지, 학생들의 진로는? 그 진로를 갔을때 하게되는 일들, 생활들 알아봐두면 선택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말공부하다가 여러모로 현타가 와서 써봅니다.

오르비 현역들은 최대한 잘 고민해서 저같은 케이스 하지 마시길.

반수는 매우 비추합니다.솔직히 걍 쌩재수가 나음.

진짜 수능 다시쳐야하나 싶네요. 매일 매일이 무섭다.

옛날에도 썼지만 문과, 어지간한데 취업해서 사시는게 목표인 분들이라면, 심각합니다 :)


사실 계속 하던 생각들이고, 힘들었는데 수험생 아닌놈이 징징거리는거 꼴보기 싫은거 알아서 안 썼었어요. 근데 이제 수능도 끝났고 원서철이라 현실을 잘 모르는 (구)수험생들께 생각해볼 거리가 되는거 같아서 한번 써봤습니다 제송합니당


+메디컬은 진짜 좋은거 같음. 수험생때는 의대 진짜 하나도 안부러웠는데, 자기 학과에서 하는 공부 열심히 해서 최소한의 좋은 직업이 보장된다는게 진짜 사기인거 같음.. 문과는 고시 공부한다고 보장 되는건 아닌데.. 그만큼 의대 어렵고 힘들겠지만요,점수가 갈 수 있으면 가는게 맞습니다. 



rare-Orbi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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