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fox [1348217]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12-23 03:28:35
조회수 985

(수기) 나는 내가 고능한 줄 알았는데

게시글 주소: https://spica.orbi.kr/00070774231

때는 2024년 3월

지2를 맨 뒷 부분만 빼고 개념 기출을 다 했을 때

나는 내가 씹 고능아인줄 알았다.

분명 오지훈이 어렵다고 하는데 

개념 이해가 바로바로 되고 킬러 문제들도 잘만 풀렸다.

이거다. 이 과목 만점은 나의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지2 공부를 유기했다.

한 치의 거짓말도 없이 지2는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다.


5월 모의고사 지구과학2 만점을 맞은 나는 여전히 


자신감을 가득히 갖고 여전히 지구과학2에 대한 모든 공부를 유기한 채, 눈 앞의 숙제였던 미적분 개념공부를 했고..



그대로 시간이 조금 흐르고,

2024년 6월.


(지1 아니고 지2임)

국어는 원래 잘하니까..

수학은.. 푸는데 시발 이게 뭔가 싶었다.

그 전까지 오직 기출만 풀었던 나로서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모고가 이런 맛이구나.

(중략)


그리고 지2? 공부 놓은지 2달이 넘었음에도 1등급.

ㅋㅋ 나는 역시 고능아구나!



2024년 7월 모의고사.

물리는 기출 끝낸 뒤로 몇 개월동안 아예 유기해서 뭐..

그래도 지2 1등급이라니 역시 나는 고능하다.


그렇게 지2 유기는 계속되고..


(지1 아니고 지2입니다)

와 이거 ㅈ됐다. 유기를 멈춰야겠다.


9월 모의고사에서 큰 위기를 느낀 나는, 

수학만 공부하던 걸 멈추고

거의 6달만에 지2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사둔 수특수완이 썩어가고 있었기에 10모 전까지

대충 풀기로 했다.


꼼꼼히 풀어야겠지 않겠냐는 생각이 조금 들긴 했다만

알 빠인가?

어차피 나는 고능하기에

기억만 조금 되살리면 금방 만점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치룬 10월 모의고사.


역시, 나는 지2에 큰 재능이 있는 게 분명했다.

기억을 조금 되살리고 나니 바로 만점을 받았다.

국어도 만점을 처음으로 받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수특은 다 풀고 수완은 반 조금 넘게 유기해놓은 채,

10모 직후부터 오버워치를 미친듯이 했다.

수능 전전날까지 거의 200판, 하루에 6~7시간을 매일매일 했다.

그렇게 티어를 쭉쭉 올린 나는 상위 134위를 달성하고,

역시나 나는 게임도 잘하는 고능아였다.


그 기간동안 했던 공부라고는

물리 실모 깔짝깔짝 

수학 실모는 제대로 열 개쯤 풀었고

이거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물론 수학도 제대로 한 건 아니다.

사실 김범준 러하 후반부 과제나 모고도 싹 다 유기했다.

학원비가 수능이 끝난 지금까지도 내 서랍장에 그대로 잠자고 있다.

강k 후반 회차가 거의 대부분 새 것인 채로 서랍장을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일련의 해이해짐만이 나의 실책의 전부였을까?

아니면 애초에 처음부터 나의 모든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이었을까?


애초에 국어는 공부 안 해도 1등급은 상수였다.

문제는 수학과 탐구.


와 시발, 진짜 수탐을 이렇게 못 볼줄은 몰랐다.

나 수학 강k 보정 백분위 98~99도 몇 번 띄워봤는데?

그래도 솔직히 수능은 저점이 나온다고 하니까, 쉽게 수긍했다.


물리는 뭐.. 공부를 거의 안 했기에 예상했긴 하다만..


하지만 가장 중요했던 지2,

지2는 가채점 직후에 그냥 어이가 없어서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27점????


아, 이게 내 업보구나.

길고도 긴, 일 년동안의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