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수능 '수강료 논쟁' 문제 해설의 부정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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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학년도 수능 ‘프로타고라스와 에우아틀로스의 소송 지문’에서 28번(B형은 26번임) 문제의 선지 ①인 ‘첫 번째 소송에서 P는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E는 계약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라는 진술은 정답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은 진술이 됩니다. 그런데 이 진술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기출 해설서에 따라 그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3비’에서는 ‘첫 번째 소송에서 P는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E는 첫 번째 소송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미래로’에서는 ‘계약의 유효는 P와 E가 모두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E는 조건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기출의 고백’에서는 ‘P가 계약이 유효하지 않다고 하고, E가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해야 첫 번째 소송이 성립’이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수능기출 플러스’에서는 ‘P는 첫 번째 소송에서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 반면 E는 첫 번째 소송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만약 ‘첫 번째 소송에서 P는 계약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E는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것이다.’라는 선지가 제시되었더라면, 이 선지도 정답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몇몇 해설에 따르면 정답이 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첫 번째 소송에서 P는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E도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것이다.’라는 선지가 제시되었더라면, 이 선지도 정답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역시도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해설에 따르면 정답이 된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위에서 소개한 것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해설서를 갖고 있는 분이 있으면 댓글로 그 내용을 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왜 선지 ①이 부적절한 진술이라고 생각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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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항상 1,2 뜨다가 이번에 3떴는데 어떻게 공부해야되나요? 0
원래 항상 국어 1,2 떴는데 이번에 갑자기 3떠서 너무 당황스럽네요.. 오답...
유효하다 는 지문에 의해 조건이 실현되었을때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볼수있는데 p의경우는 조건이 실현되지 않은것 아닌가요?
첫 번째 소송에서는 'E의 첫 승소'라는 조건이 실현되지 않은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선지 1은 첫 번째 소송 과정에서 P와 E가 계약의 유효성에 대하여 어떤 주장을 펼쳤을까 하는 것입니다. P와 E가 첫 소송 과정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는지의 여부를 따지는 겁니다.
사실 이것 외에도 각 기출 해설서에 따라 상이하거나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은 내용들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해설서 자체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거죠.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와 '계약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이다.'는, 그 함축하는 바가 서로 다르므로 '매3비'와 '수능기출 플러스'의 해설이 꼭 같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P가 애초에 소송을 건 이유는, 승소하여 돈을 받아내거나, 지더라도 '조건을 충족하여' 계약을 유효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죠.
만약 재판관이 P에게 "원고는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사실 전혀 의미가 없는 질문입니다만-, P가 할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진다면 유효해질 것이다" 일 것입니다.
즉 현재 시점에선 유효하지 않다는 거죠.
물론, '유효하다' 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지문에서 정의해 주어야 맞을 거 같네요
지문에서는 "효과가 발생한다" 고 말했지, "유효해진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판결에 따라서 효과가 바뀐다는 것은 다분히 법리학적인 해석이고, 고대 그리스에서 둘이 했을(그리고 더 직관적일) 주장은 이와 거리가 꽤나 멀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효하다'는 둘이 도장 꽝 찍으면 되는 거니까요. 조건을 충족했든 그렇지 않든.
만약 법률 전문가인 P와 E가, 재판을 두 번 해야 확실해진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 첫 번째 재판은 어찌 되든 상관없을 것입니다. 둘 모두가 '완벽하게 이성적' 이라면, 의미도 없는 첫 번째 재판에서 굳이 계약은 유효하다!고 열변할 필요도 없겠죠.(물론 두 사람이 충분히 똑똑하다면 애초에 저거 가지고 법정에 가지도 않았을 겁니다만)
이렇게 본다면, 첫 번째 재판의 양상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뭐 일부러 져줄 수도 있을 거고요
굳이 결론을 내린다면, 제 생각에는 '둘 모두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가 '가장' 옳을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계약의 유효성에 대해 두 사람이 어떤 주장을 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봅니다. 어쩌면 거론 자체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해당 선지에서 말하는 유효성은 수강료 납부의 효과 발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첫 승소하면 수강료를 낸다는 계약 자체의 유효성을 가리킵니다.
저도 그 부분이 고민되더군요
미래로의 해설이 의미하는 바가 아마 그것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겠죠
그러나 역시 '계약의 유효성' 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지문에서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1번 선지는 논리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