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의미 [447559] · MS 2013 · 쪽지

2016-08-24 18:49:53
조회수 11,752

후회를 남기지 않을 정도로 공부하세요.

게시글 주소: https://spica.orbi.kr/0009004266

재수 끝나고 11월 말쯤, 저는 후회가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공부를 해도 작년과 똑같았고, 앉아있는 시간에만 집중합니다.


뭘 배우고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공부를 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공부를 하루 15시간씩 합니다.


14학년도 수능이 망했고, 저는 재수할 때 남은 돈으로 1시간에 500원 하는 피시방에서 매일같이 10시간씩


게임만 하면서 겨울을 보냈습니다. 마음속에 후회만 남았고, 나는 아무것도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다잡고 삼반수를 시작할 때도 공부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재수땐 하루 15시간씩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실제로 더 못하고 오히려 덜 공부합니다. 어떻게 해도 안되나 싶습니다.



하루 10시간 공부. 이게 그때의 제 몸상태에서의 최선이었습니다.


시간의 문제라면 15시간씩 공부해서 성적이 거의 오르지 않을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공부가 손에 안잡힙니다. 아무리해도 전혀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5월즈음, 저는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할까. 내가 왜 그렇게 공부했을까. 내가 왜 재수를 했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저 말고 주변의 다른 이들은 다 즐겁게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내가 다른것이 무엇이 있을까... 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제가 실패한 경험이 저를 막고있었고 저를 움츠러들게 합니다.


문득 어디에 있던간에 제가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때부터 다짐을 합니다. 높은대학보다도 내 자신의 후회를 없애기 위한 공부를 하자.


마음을 겸손하게 가지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충분한 노력을 다하고 그래도 이루지 못해도 최선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공부합니다.



사실 저는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원하는 것을 이뤘습니다. 성적과 대학은 덤이었죠.



후회가 남고, 아쉬움이 남으면 과거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과 후회가 남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대학이 명문대인지 아닌지보다 더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대학은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과거의 실패가 전부가 아닙니다.


그것에 눌려 움츠러든다면 그것은 인생 전반에서의 큰 손실입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공부하세요. 그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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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만드는노예 · 682965 · 16/08/24 18:51 · MS 2016

    후회가 후회를 낳는 악순환을 깨지 않으면 후회는 반복되는 것 같아요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8:52 · MS 2013

    그렇죠. 그리고 후회만 있는 삶이라면.. 사실 답이없어요..ㅠ

    언제나 그 실패 자체가 끝이 아닙니다.
    그게 끝일수는 없고, 그이상과 그 너머를 보아야 진짜 삶이죠

  • 새빨간돌 · 678755 · 16/08/24 18:53 · MS 2016

    화이팅!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8:54 · MS 2013

    화이팅 하셔요..!

  • 재레기 · 629095 · 16/08/24 18:53 · MS 2015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야겠어요 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8:55 · MS 2013

    아닙니다. 제가 감사하죠.. 글을 읽으면서 학생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동글大총장 · 552863 · 16/08/24 18:54 · MS 2015

    컵라면먹으면서 읽다가 울뻔했습니다..후회없게 하겠습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8:56 · MS 2013

    네! 열심히 하셔요!!

  • Levain · 676190 · 16/08/24 18:56 · MS 2016

    어느덧 수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었지만,
    인생에서 시험이 수능 하나뿐인것도 아니고.. 가끔씩 일반청의미님 글을 읽고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저도 재수 망하고, 그 해 겨울을 PC방에서 보냈었기에... 옛생각도 나네요. 글 감사합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8:57 · MS 2013

    그때 피시방에서 그냥 아무생각 안들고
    힘들고 마음도 먹먹하더라구요. 그런기분을 다시는 느끼고싶진 않았습니다.

    또한 그런기분을 제 다른 학생들에게 느끼게하고싶진 않아요.

  • Levain · 676190 · 16/08/24 19:03 · MS 2016

    무슨 기분인지 조금은 이해할것 같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바닥인줄 알았던 제 밑바닥의 아래를 보고 삼수의 길로 갔으니...

    마음먹기 나름이라지만... 저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그런기분을 느끼는걸
    마주하는게 무서워서 과외를 안했었네요.

    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마이웨이정시러 · 568650 · 16/08/24 19:11 · MS 2015

    정말 배워가는게 많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9:15 · MS 2013

    아닙니다. 다만 조금이나마 좋은 변화가 있길 바랍니다.

  • VT.MER · 488758 · 16/08/24 19:54 · MS 2014

    저도 후회를 참 많이 하는 사람인데.. 후회하지 않기위해 더 열심히하자고 계속 생각하면
    후회 안할수 있을까요..

    삼수했는데 평3은 커녕 평4도 간당간당합니다.
    요즘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깨달아 가고있는데 좀 힘듭니다..
    4수 바라보고 있는데.. 재수 삼수같은 기회를 날려버린게 죽도록 아쉽고..
    사수해도 성적올리는게 힘든일이란걸 알아서 더 그렇습니다.
    순공 10시간 해본적이 거의 없네요..

    4수 5수가 눈앞에 다가오니 토할거 같아요.
    집에선 힘든척 코스프레 오지게 하는데 확 죽을까 생각도 듭니다.
    멘탈관리 하신 방법 있나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19:58 · MS 2013

    그렇게 하시면 반드시 후회하십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이라도 정말 지금까지의 공부를 이길만큼 공부하세요.
    그길뿐입니다.

  • 물냉 · 637022 · 16/08/24 20:01 · MS 2015

    늘어지는 시점에 다시 마음다잡게 해주시네요 오늘은 오르비 끕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20:02 · MS 2013

    넹. 열심히 하셔요!!

  • 나도우진이줘 · 588540 · 16/08/24 21:40 · MS 2015

    님 혹시 닉이 어부단가였나? 거기서 따오신거 맞나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21:55 · MS 2013

    넵. 그냥 의도하기는 보통사람을 생각했어요

  • 미필적고의 · 653962 · 16/08/24 21:42 · MS 2016

    내신기간때마다 10몇일쯤 남으면 항상 1분 1초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가 실망스러우면 정당하게 좌절하자고 다짐했는데 요즘은 수능을 그렇게 대하게되네요ㅎ 좋은글감사합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21:56 · MS 2013

    정당하게 좌절하자는 말.. 그렇죠. 어렵긴하지만 해야합니다.

  • 미필적고의 · 653962 · 16/08/24 23:12 · MS 2016

    좌절하지않게 최선다하겠습니다

  • 지나가던 교대생 · 487712 · 16/08/24 23:15 · MS 2014

    예전부터 글 잘 봤는데 굉장히 멋진 분이네요 !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4 23:19 · MS 2013

    아닙니다.. 그냥 정말 평범한 사람입니다.

  • 전형태 · 490269 · 16/08/25 00:01 · MS 2014

    독재학원에서 7시부터 12시까지 썩는데 실력이 느는느낌이 1도없어서 걱정입니다..ㅠㅠ(특히국어 ) 매일할당량은 채우면서 하고잇는데 괜히 양만채우는느낌이고요..
    올해는 꼭 성공해야되는데ㅠ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16 · MS 2013

    그런 느낌이 들면 안됩니다.
    그럴때는 그 기본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그후 그 기본을 적용하는 식으로 차근차근하면 반드시 실력이늡니다.
    정체된 경우 기본으로 돌아가세요

  • 둠칫 · 435086 · 16/08/25 00:39 · MS 2012

    음 너무 멋져요.... 글 하나 하나가 다 잔잔한 여운과 더불어 일침을 주셔서 bbbb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17 · MS 2013

    아닙니다..ㅠㅠ 더도덜도 없이 제 경험입니다.

  • 학점도에프해보시지 · 518322 · 16/08/25 00:51 · MS 2014

    크아...명언입니다ㅠ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20 · MS 2013

    명언이라니.. 감사합니다ㅎㅎ

  • 대학좀가자고 · 670619 · 16/08/25 00:54 · MS 2016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특정 대학들이 가고싶어서 공부를 했는데, 요즘은 대학공부가 하루 빨리 하고싶어서 공부해요ㅠ. 군대 갔다오고 다시 공부하니 재수때랑은 다른것같아요. 남들보다 나은 내가 아닌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자라고 마음먹으니까 편해져요 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21 · MS 2013

    자기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그것에서 후회 없으면 될거라 생각해요

  • Blues · 563386 · 16/08/25 01:26 · MS 2015

    대학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대부분이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19 · MS 2013

    아닙니다.. 모두가 각자의 할일을 하고
    각자의 아이디어와 꿈이 있는데 대학이 대부분이라니요.
    그것은 우리 윗세대의 편견일뿐 진실이 되지 않습니다.

  • 연수(정시 킬러) · 681642 · 16/08/25 02:25 · MS 2016

    요즘 앉아는 있지만 집중을 최대로 못끌어올리고 그냥 눌러 앉아 있는 느낌이였는데
    이도저도 아닌 공부 하루에 15시간이란 말이 딱 제 얘긴것 같아서 뜨끔하고 정신차리게 되네요
    당당하게 성공한 모습 보이고 싶어서 일부로 재수한다고 얘기하고 다니고 그랬는데
    항상 제 능력치의 한 85%지점 정도를 넘지 못하고 후회를 남기는 것 같아요 얼마 남지도 않았지만 정말 정말 남김없이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22 · MS 2013

    기본에 충실하세요. 그것 하나로 노력하시면 분명 최선의 결과가 나올겁니다

  • 리미이 · 595995 · 16/08/25 03:07 · MS 2015

    잘 읽었습니다..ㅎㅎ시간보다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7:29 · MS 2013

    http://orbi.kr/0008692499
    이거 보시면 됩니당. 방법이라기보단 생각과 고민이죠

  • 리미이 · 595995 · 16/08/25 08:14 · MS 2015

    감사해요. 수학문제 풀때 그 의미..? 를 이해해보려고 하시면서 푸신건가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09:05 · MS 2013

    넵. 그래야 문제가 어떻게 나오던 개념을 충분히 쓸 수 잇어요.

  • 리미이 · 595995 · 16/08/25 10:38 · MS 2015

    의미를 이해한다는건 문제에 어떤 개념이 쓰였는지 알고 그 개념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인거죠??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10:44 · MS 2013

    그 개념을 왠만하면 완벽히 이해하고 설명할수 있어야합니다.

  • 맹이 · 662324 · 16/08/25 10:05 · MS 2016

    좋은글 감사합니다~~~

  • 최고존엄 · 630713 · 16/08/25 12:21 · MS 2015

    고마워요... 요즘 공부가 손에 안잡히기도 하고 딴짓도 하고싶은 유혹이 있었는데 이글 보고 다시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드네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16:08 · MS 2013

    넵. 열심히하셔요!

  • 포기는내일하자 · 515570 · 16/08/25 13:03 · MS 2016

    내년에 시험볼 예정인 군필 노베이스 수험생입니다

    지금 제가 딱 저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요...
    앉아 있는건 매일 13시간 이렇게 앉아있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안들고 이제는 최선을 다해보자 라는 생각도 안들정도로 무기력해지고 어떻게해도 안될 거 같은 느낌인데요..
    제가 택한 길이기에 누구한테도 제 심정을 얘기할 수는 없고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기에 계속 속으로 쌓아두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면서 정말 딱 글쓴분의 과거를 제가 겪고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각설하고.. 저게 어떻게 극복이 되신건지 궁금합니다.. 예를들어 난 내일부터 죽어라 하겠어라고 생각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지 않듯이 단순하지만 어려운데 좀 더 구체적인 조언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나아질까요 눈팅족이지만 글쓰신분의 깨닫게된 계기가 너무 궁금해서 가입해서 댓글까지 달아봐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5 16:10 · MS 2013

    그냥.. 그건 사람들을 많이 보고 많이 만나면 될듯해요.
    예상외로 사람들은 평범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는것. 그게 저를 겸손하게 만들었고, 그걸로 계속 공부를 한것같습니다.

  • reussi · 472655 · 16/08/25 21:15 · MS 2013

    학교 일년다니고 다시 도전하는 반수생인데요, 제가 이번에 결과와 별개로 얻고자한 목표와 너무나도 똑같아서 놀랐어요.. 요즘 잠시 지치는 순간들이 왔었는데, 이 글 보고 다시 다잡고 달려갑니다 감사합니다!!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6 01:38 · MS 2013

    겸손하게 목표로 달리시면 됩니다

  • 주녕주녕 · 666327 · 16/08/25 22:58 · MS 2016

    와 진짜 멋시써요!!!!!!!!!!!!

  • 일반청의미 · 447559 · 16/08/26 01:38 · MS 2013

    엥 그럴리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