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생으로서 자퇴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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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의 가장 큰 맹점은 자퇴해서 성공한 사람이나 자퇴를 안 해본 사람 모두 자퇴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이런 글이 많은 것 같아서, 제가 전에 썼던 댓글을 일부 수정. 추가해서 글로 써봅니다.
자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내가 학교 나와서 이정도인데, 학교 안 다니고 했으면 더 잘 했을텐데의 가정법이고..
자퇴해서 성공한 사람은 그 실패 케이스를 간과한 것이죠.
어딜가나 성공케이스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내가 거기안에 들어갈 것이냐는 다른 문제이죠.
사실, 자퇴하면서 자신없는 사람 의자 흐트러지는 사람 독하지 않은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나오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간에요.
그러나 그 이면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실패 수기는 잘 안 올라오는 것처럼 자퇴도 낙관론이 인터넷상에 많은데,
자퇴라는 중요한 선택을 장미빛 전망에만 맡기긴 너무 위험하죠,
알단, 첫째 자퇴라는 것은 학교를 나오는 행위이고..
이건 곧 사회가 제공하는 안전망을 하나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더 큰 기회의 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실패시 모든 걸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둘째, 자퇴하면 철저히 혼자입니다.
단지 대인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정도 고민은 애교 수준이죠,.
자퇴라는건 어찌보면 제3의 길을 택한 것이고 결국 모든 결정과 책임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단순히 인강 커리큘럼이 아니라 어찌보면 인생 커리큘럼을 짜아햐는 상황에 온 것입니다.
부모님은 당연히 영원한 우군이시겠지만, 결국 자퇴를 하면 그에 대한 리스크는 부모님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오는 것입니다.
셋째, 생활이 붕괴됩니다.
혼자 하면 다 잘할 것 같고, 인터넷에는 무궁무진한 학습도구가 널려있는 것 같지만 혼자 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건 독하고 안 독함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체계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관리를 셀프로 해야한다는 것인데.. 뭐 굳이 길게 부연하지 않아도
독학재수의 사례만 봐도 충분히 설명이 되겠죠.
자퇴를 결정하게 된 것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건강상의 문제
2. 학교 수업에 대한 회의감이나 내신성적 삭제로 더 나은 학업성취를 위한 자퇴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모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몸이 힘드신건 어쩔 수 없죠, 개인신상까진 밝히기 싫었지만 저도 난치병으로 자퇴한 사람입니다.
생사의 고비까지 갔었으니, 최소한 몸이 아픈게 어떤건지는 조금은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교의 빡빡한 규칙생활도 체력 때문에 힘들어서 어느정도 여유있는 계획을 스스로 가져가야 하고,
공부는 열심히 해서 한의대 혹은 이과로 전과해서 의대를 간다..
어찌보면 좀 모순적인 이야기리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불가능하다는게 아닙니다, 그러나 학교수업을 못 견딜 정도이면 사실 공부도 하지 못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제가 그랬습니다만, 제 얘기는 마지막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해를 살까봐 추가라자면, 체력을 문제 삼는게 절대 아닙니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부분이죠.
그러나 그 싱황에서 학교를 나오면 학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둘째, 사실 과학고는 제가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결국 성적 때문에 자퇴하는 경우는 자신이 내신이 좋은 편은 아니겠죠. 전교 5등인데 자퇴를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자퇴를 하면 공부시간이 즐어나니 성적도 오를 것이다는 너무 막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수생 중 상당수가 실패하는데, 검정고시로 대학 가는 건 그것보다 어려우면 어렵지 쉽지는 않죠.
자신이 성적이 중위권인데, 자퇴를 한다고 그 성적이 최상위권으로 오르지는 않겠죠,
참고로 검정고시상에 이점을 얻는 대학은 지방 한의대이 유일하게 상위권 대학 중에는 있다고 합니다만 평균 98-99를 맞으셔야합니다.
물론 공부 하나도 안 하고 수능 공부하다가 본 저도 95를 맞은 시험이지만, 리스크는 큽니다.
참고로 자퇴는 공고일 6개월 이전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7월 이후 자퇴생은 기회가 한 번 밖에 없습니다.
한의대 지원생을 제외하고는 정시가 유일한 길인데, 사실 스카이 합격자 중 검정고시는 비율 대비로 따져봐도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1년에 통틀어서 10명 넘을까 말까 하니까요. (이것도 예체능 계열을 제외하면 또 달라지죠.)
자, 이제
그러는 너는 왜 자퇴했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는 1년동안 병원침대생활을 했고, 앉는 것 조차 못했습니다.
굳이 변명을 대자면 의사선생님과 학교선생님과 부모님에 의해 일종의 권고사직을 당한 셈이죠
저는 다시 제도권 사회로 복귀를 희망하기에, 원치 않는 자퇴라는 행위에 대한 결과치고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거두고 있지만..
저는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돌아갑니다.
생각보다 사회에서 고립된다는 느낌은 사람을 힘들고 지치게 합니다.
척추에 보조기를 차고, 철심을 박으며 끙끙 앓아가며 공부했지만, 무엇보다 아팠던 것은
몸이 아니라 여기서 밀려나면 나락이라는 공포였습니다.
제 댓글이 단정적인 어투로 강경하게 씌어진 점은 인정하지만,
부디 자퇴를 너무 쉽게 결정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글이 자퇴는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고 그럴 권리도 없습니다만
그래도 선택에 있어서 도움은 되지 않으실까 싶어서 글을 쓰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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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압밥골절로 철심을박아서 전치12주가 나온케이스로서 공부하는데 상당히 지장이옵니다
진짜 보조기 너무힘들죠 그 플라스틱덩어리가 40만원이넘어가고... 게다가 여름에 그거입고 밖에 30분만있으면셔츠가 땀에 범벅이되더라구요ㅠㅠ
힘내시구 수험생이시라면 꼭 성공하시길바랍니다!!
자퇴를한때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좋은글인거같네요ㅎㅎ
혼자 그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작성자님 큰 도움이 되셔서 감사합니다
자퇴를 하든 안하든 사람이 안바뀌면 성공하기 힘듦
저도 요즘 '자퇴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저는 지방 일반고에 다니고 내신은 이미 망해서 목표인 한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수능에만 올인을 하는 학생입니다. 현재 모의고사 성적이 2-3등급 나오는데 학교생활과 수능공부를 병행하기에는 시간문제도 그렇고 어렵더라구요. 제 공부 제대로 할수 있는 시간은 오후7시부터이고...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끼요? 조금이라도 도움 받고 싶습니다.
전 님이랑 같은상황이라 자퇴했구요 굉장히 만족합니다.
재수학원 다니는데 공부량은 학교다닐떄에 비해 거의 2배는 늘었고
주변인식도 오히려 흔치 않은 선택을 한것에 대해
좋게 보시는 분들이 더 많았어요.
단점은 ..외로움이 장난이 아니에요..한숨을 달고사는듯 ㅠ
저도 6월에 자퇴한 고1이고
10월에 재수학원들어가요 의대목표로요..
여기서 저랑 비슷한케이스를 만나니 반갑네요ㅎㅎ
절대하지마세요ㅠㅠ. 학교수업 있어도 슌수공부시간 10시간 넘길수있습니다...... 자퇴만은제발하지마세요...ㅠ 수업시간을 복습시간으로 이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보세요 어떻게하든 자퇴를하지않는선에서 해결을보려고해보세요. 저 고3땐 수업같은거 다있어도 순수10시간은 넘겼습니다 해결방법은분명히있어요ㅠㅠ한번사는인생 제대로살아야하지않겟숨까... 물론제생각이지만 자퇴는 정말 어리석은짓입니다
소크라테스 - 니 주제...아니 너 자신을 알라
검고생이 지방한에 유리한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검고성적으로 수시 넣으면 (만점 가까이 받으면..인데 이게 또 받게 ㄱ싀워요) 최저만 맞추면 되서요 ㅋㅋ
근데 고교도수준이 천차만별지만 내신만따려면 의미없고 자퇴하는게 더나을지도..
다 결과론 아닐까요? 제가만약 그때시절로 돌아간다면 달려가서 냅다 자퇴서 넣고 왔겠네요. 이런결정은 100%본인 판단해야 하는거라 생각해요.
저는 결과론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초에 인생이 그렇게 따지면 가능성의 영역이죠.
그러나, 우리는 보통 안정적인 걸 놔두고 확률이 떨어지는 걸 택하는 것을 모험이라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자퇴는 모험이 되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그 모험에는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가 있는 것이고요.
누구나, 그 소수의 승자가 되길 희망하지만 최소한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는 있겠죠.
글 말미에 밝혔듯이 이것이 자퇴를 하지 말라는 글은 아닙니다. 그럴 권리도 없고요. 그러나 고민은 좀 깊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단순히 학교 나오는게 학원 끊는 수준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뭐든 사람차이임~ 고등학교에서 공부해서 잘갈애들은 자퇴해서도 잘하고 반대경우도ㅇㅇ
고1때 자퇴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꾸역꾸역 졸업한 사람인데요.
지금 돌아갈 수 있다면 무조건 자퇴, 아니 고등학교 입학 안하고 수능 봤을거 같아요.
제 경우에는 인생에 아~~~~~~~~~~~무 지장 없었을듯
고등학교 다니며 제가 얻은것은 대인 기피증, 자신감 하락, 끊어진 인간관계
부모님께 불효하지 말자고 억지로 다녔는데
돌이켜보면 부모님 탓하며 고등학교 다녀서 잘한일도 없으니
무조건 자신에게 뭐가 최선인가 생각하는게 제일이에요.
여기서 '다시 돌아가면 자퇴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중 그때 그 고딩 마인드로 자퇴했다면 95%는 현재보다 결과 안좋을겁니다.
현재의 마인드는 그동안에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생긴것임을 염두해야죠.
학교를 다니면 억지로라도 움직이게되고(꼭 육체적인것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빨리가진 못할지언정 적어도 멈추진 않게되죠.
하지만 자퇴하는 순간 멈추는건 너무나도 쉽고 유혹적입니다. 그리고 한번 멈추는순간 다시 움직이긴 힘들죠
진심 격공 자퇴하면 진짜 먼가 크게달라질것같은가...ㅠㅠ 위에 댓글도 정말 자기의실패를 학교탓으로돌리려는노력으로보임 ㅠ 그때로 돌아가면자퇴한다~라니~~
지나친 일반화에 추측도 모자라서 살아보지도 남의 인생까지 평가해주시고 정말 대단하시네요. 죄송해요 제 인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쭉 멈춰있어서요.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 하셨으면 자기 인생만 얘기하세요. 생면 부지 사람에게 인생 훈계 당하니 참 기분 더럽네요 ㅎ
어떤 사고방식과 인생을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자신처럼 생각할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일단죄송합니다. 제가쓴댓글은 저격이아니었어요... 그냥 자퇴찬성하는 의견 전체를 싸잡아서 말한거였는데 저격의 의도처럼 보였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님의말에 동감합니다. 공부외적인 문제에서 펑크가 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전 단순히 공부시간의 부족 같은 문제로 자퇴하면 성적이 늘겠지~이런마인드가 좋지않다고 생각하는겁니다. 기분 상하게해드려서 정말죄송하고 올해수능치시는진 모르겠지만 만약치시면 함께 성공하죠~ 안치셔도 앞으론 후회없는 인생이길 기원합니다
공감. 즐거운 고등학교 생활 했으면 자기 인생만 얘기했으면... 남의 인생 예단하지 말고
안그럴거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