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2-04 2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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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과학 고찰 -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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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과학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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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국과학 1편 - 17년 수능 보험지문 https://orbi.kr/00024908611

 수국과학 2편 - 16년 9평 A형 소비자 정책 https://orbi.kr/00024918345

 수국과학 3편 - 17년 9평 콘크리트 발전사 https://orbi.kr/00024926865

 쉬는편 - 문제풀이의 가성비 https://orbi.kr/00024961979

 수국과학 4편 - 16년 9월 A형 해시 함수와 보안 https://orbi.kr/0002497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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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찰 - 왜 주제를 중심으로 읽어야할까? https://orbi.kr/00025295151









 과연 수능 국어에서 우리에게 묻는 '독해력'이란 무엇일까요? 수능 국어가 8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서 실시되니까, 그저 눈을 빨리 굴리면서 문제에 출제된 단어들을 찾는 것이 독해일까요. 수능 출제진들은 대체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공부하라고 암시를 하는 걸까요.




 수능 국어의 비문학을 보면 항상 다채롭고 새로운 주제로 지문이 출제가되죠. 설마 학생들 중에서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기 전에 콘크리트의 조성이나 발전 과정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없겠죠. 모든 학생들이 거의 동일한 선상에서 배경지식이 없는 분야의 글을 읽고 문제를 풀어야했습니다.




 항상 수능 끝나면 국어 비문학 지문 관련된 종사자들이 뉴스에 나와서 '나도 해당 분야 전문가인데 5문제 풀어서 3문제 맞췄다. 나도 처음 보는 개념들이 등장했다'라는 말이 나오죠. 그러니까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도 잘 모르는 내용이 수능 비문학에 출제되는데 고등학생들이 무슨 배경지식이 있겠어요.








(수능이 끝날때마다 필자도 지겹게 보는 뉴스 인터뷰. 교수도 풀어서 틀렸다, 전문가도 처음 보는 단어였다 등등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062614541556953 )








 만약 수능 국어가 어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그대로 출제되서 빈칸넣기로 출제되었다면, 무조건 많이 외우고 암기해둔 학생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시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능은 학교 국어 선생님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주제로 비문학이 나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수능에서는 '암기력'이나 '지식'보다는, '독해력' 그러니까 처음 보는 내용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수능 국어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다른 선생님들보다 지식을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어느정도 독해력이 되고 그걸 바탕으로 설명이 가능해서입니다.




 근데 이 독해력이 뭘까요. 제가 생각한 독해력의 정의와 가장 비슷한 말씀을 한 사람이 계십니다. 저자인 이해황 선생님의 유튜브인데요.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wmXXsygFYA









 






 대충 해당 영상의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독해란 머릿속에 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새로 읽은 개념을 정리해서 집어 넣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제 나름대로 이걸 다시 설명해볼게요. 글에도 '종류'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어떤 글에는 시간의 흐름이 주요하게 나타나고, 어디서는 서로가 서로를 지적하며 싸우고, 어느 글에서는 무언가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여태까지 제가 각 종류별로 해당 상황에서 뭘 해야하는지 설명해왔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나타나면 뭐가 가장 중요하게 바뀌었는지를 살피고, 둘이서 싸우면 어느 쪽이 더 강조되는지 확인하고, 목표를 위해 노력한 과정이 드러나는 글에서는 목표에 직결되는 부분을 잘 찾아내야합니다.




 글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었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초점을 두어야할 것들이 다 정해져있는거죠. 그리고 그 초점을 제대로 잡으면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것을 같이 목격해왔습니다.










 제가 수학을 한때는 정말 못했던 사람입니다. 그때는 어떤 수학문제를 보던 그냥 들이밀고 어떻게든 풀려고 끙끙거렸죠. 그런데 수학을 좀 제대로 공부하고나서는 완전히 태도가 달라져서, 어떤 문제가 나오면 잠시 생각을 하고 풀기 시작했습니다.




 음 이 문제는 도함수에 관한 내용을 묻는거 같으니까 일단 미분부터해보자. 라는 식으로 대충 생긴것만 봐도 뭐가 필요할지 감이 오더라고요. 각각의 문제 유형에 따라 필요한 도구가 달랐고 적절하게 맞는 도구를 쓸때에는 쉽게 문제가 풀렸습니다.




 2019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의 21번 문제를 보자마자 전 뭐가 떠올랐는지 아시나요? 아, 첫번째 조건식을 적분하고 적분상수 C를 2번째 조건으로 대입해서 찾아내서, 원함수를 구하라는 거구나라고 한 10초만에 생각났고, 대충 30초 걸려서 해당 문제를 풀고 넘어갔습니다.









 제가 해당 문제를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었던 이유는 해당 문제가 어떤 유형이고,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캐치했기 때문입니다.








 왜 갑자기 국어이야기 하다가 수학 이야기를 하는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수학이나 국어나 공부를 하는데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싶기 때문입니다.




 수학문제도 보면 각 상황별로 우리가 해야하는 행동들이 정해져있고, 그걸 빨리 알아내는 순간 쉽게 풀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각 유형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정해져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앞서 이야기한 이해황 선생님이 '내 머릿속에 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새 개념을 집어넣는거다'라고 말한거랑 비슷합니다. 국어에서도 각 상황별로, 각 유형별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하는 부분들이 다 정해져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콘크리트 발전사 지문으로 '통시적인 글'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나중에 수능에서는 콘크리트 대신 스마트폰의 발전사가 지문으로 나올 수도 있겠죠. 이때도 저는 콘크리트 지문과 비슷하게 글을 읽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뭐가 핵심적으로 바뀌었나?에 집중하며 읽겠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시간의 흐름이 주요하게 나타나는 유형의 글에 대해서는, '무조건 시간이 지나면서 뭐가 제일 중요하게 변화했는가에 중심을 두고 읽자'라는 틀이 정해져있는겁니다.










 이해황 선생님은 '틀'이라는 말을 했고, 피램 선생님은 '행동강령'이라는 표현을 쓰고, 저는 '유형'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들어보면 다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대학을 가면 '모델'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도 똑같은 소리입니다.




 새로운 글, 새로운 내용을 보았을때 우리가 이미 머릿속에 정리해둔 거푸집에다가 그 내용들을 집어넣자! 마치 수학 문제를 풀때 각 유형별로 뭘 사용해야 하는지 규칙을 약속해두는 것처럼, 글을 읽을때도 각각의 형식에 따라 행동하는 방식이 달리 정해져있습니다.




 독해력이 좋은 사람은 그런 틀, 규칙이 명확하고 정확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어렵게 꼬은 내용이라도 바로 집어넣고 쉽게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국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보면 그냥 무턱대고 읽고 어거지로 문제를 풀려고하죠. 어쩜 제가 수학 못하던 때의 태도와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평생 니 얼굴 볼때마다 적분을 생각할게! 라고 약속을 정하는게 공부입니다

https://brunch.co.kr/@plusclov/17 )





 결과적으로 국어 공부라는 것은 글에 대한 약속을 정해두는 것, 규칙을 정리해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약속된 항목들에 지문을 잘 집어넣고 쉽게 이해하면 독해를 잘 했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끝내기 전에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자면, 이런 특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수능 국어에서 비문학이라는 거지, 저는 문학이든 문법이든 다 이런 생각하면서 풉니다. 문학도 읽을때 우리가 지켜야할 약속들이 일정하게 존재하고, 문법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합니다.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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