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537476] · MS 2014 · 쪽지

2016-01-01 19:37:58
조회수 997

[코드킴 수필] 어린날의 초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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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드킴 수필] 어린날의 초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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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과거로 가보자.

우리집이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굉장히 화목했던 4인가족이다.

부모님은 레스토랑을 경영하셨고 성공을 거두었다.

2호점을 내려는 찰나, 어머니는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날, 안방에서 울고 계셨다.

나는 누나와 함께 어머니를 달랬다. 

그러나 다음 날 어머니는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섰다.

대화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엄마 서울 갔다올게"
"왜? 여기 있으면 안 돼??" 
남매는 울면서 물었다. 남자아이는 이미 얼굴에 눈물과 콧물이 뒤엉켜 있었다. 
"엄마가 돈 많이 벌어다가 다시 올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선 문을 잠그고 떠났다. 

그 뒤로 엄마는 다시 왔다. 10년 뒤에. 

그 일 이후로 아버지는 계속 허공을 쳐다봤다.

사흘동안 계속 티비 앞에 앉아서 허공을 쳐다봤다. 

우리에게 밥을 차려주는 때 빼곤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러다 나흘 째 되는 날, 돌연히 일어나 우리를 껴안으며 말했다. 

"아빠는 너네들 절대 안 버릴 거야. 엄마 같은 사람이 되진 않을거야. 우리 같이 버티자." 

아버지는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았지만, 현실적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어머니가 이미 통장의 모든 돈을 빼돌렸고, 우리의 보험까지 해지시켜 전재산을 훔쳐갔다는 것.

레스토랑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와 누나와 나에게 남은 전 재산은 금 목걸이 하나 뿐이었다.

한낱 금목걸이 따위가 중요했으랴. 

되찾은 생의 의지가 가장 중한 것이었음을 다시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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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자가자가자 · 525076 · 16/01/01 19:38 · MS 2017

    ㅜㅜㅜㅜ

  • 밥도둑 · 500041 · 16/01/01 19:39 · MS 2014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공수 · 539879 · 16/01/01 19:40 · MS 2014

    찌통ㅠㅠㅠㅠㅠ

  • 친절한 · 421626 · 16/01/02 01:30 · MS 2012

    물론 가족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면좋겠지만 인생은 자신이 결국 최종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가족의 부재가 꼭 아니어도 사랑과 관심을 나누지못하는 환경이 많습니다 또한 사랑과 관심을 나누는 화목한 환경에서자란것은 복된 일이지만 그로인해서 또하나의 무지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나의 인생을 통해서 나는 어떠한사람이 되겠다 어떠한 삶을 살겠다라는 비전이 더 중요합니다 10대와 20대를 살고있는 여러분들 모두 새해 복받으시고희망찬 2016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 친절한 · 421626 · 16/01/02 01:32 · MS 2012

    그리고 아픈일있으면 들여다봐야 합니다 글쓰기가 직업이 될 지 안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 글쓰기하시는것은 매우 좋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