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꾼 [494830] · MS 2014 · 쪽지

2016-02-10 17:54:35
조회수 4,100

[올해 첫 번째 선물 : 3월 학력평가에서 "당장" 5점 올리고 시작하려면?] ※엑박 해결했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spica.orbi.kr/0007934894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 강사 김승리입니다. 


 국어 게시판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네요. 


 2016년이 되어 저 역시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여러 부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일이 너무 많아져서(다 핑계죠-_-;) 아주 가끔씩 와서 눈팅만 하다가 조금 여유가 생겨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됩니다. 


 뭐 제 안부가 궁금하시진 않겠지만 저는 여러분에게 더욱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수능 국어 연구소를 정식으로 설립하고, 대치동이나 목동에서 열심히 강의도 하고 조교들과 매일매일 씨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곧 여러분 앞에 정식으로 멋지게 선보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저희 사무실입니다^^; 좁고 황량하죠?! 여기서 하루에 14시간씩

갇혀서 자료를 찍어내고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



 어느덧 2016년도 1달이 지나고, 설도 지나 새해의 감흥이 사라지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매년 새해가 되면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곤 했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학생들이 국어만큼은 1등급을 받게 만들자'

 '올해는 조금 더 평가원스러운 자료를 만들어 보자!'

 '올해는 조금 더 유명해지자!'

 '더 많은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강사가 되자.' 등등


 물론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그러나 열심히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늘 제게 불안감이 엄습하고, 불안감은 내 집중력을 흩뜨려 놓고, 이는 다시 불안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하곤 합니다. 


 '내 강의가 부족해서 학생들의 점수가 오르지 않으면 어떡하지?'

 '나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 자료가 ㅆㄹㄱ 취급 당하면 어쩌지?'

 '수능 체계가 바꾸어서 당장 내일 모레 백수가 된다면? -_-' 등등



 

(저 아니에요!ㅎㅎ)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내가 겪는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죠. 



 "오직 현재에 충실할 것."


 계획의 무용론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하든 계획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내가 세운 계획이 내 뜻대로 이루어질까, 그렇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기보다 '나는 현재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는 그 몰입의 상태를 내가 목표하고 있는 기간까지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은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공부로 연결지어 생각해 보자면


 일단 시작해 보아야 1점이라도 오릅니다. 

 일단 시작해 보아야 문제가 발생하며,

 일단 시작해 보아야 그에 대한 해결책도 도출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보다 그 분야에서 탁월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강의나 자료를 참조하기도 해야 하는 것이죠. 


 성적에 대한 고민, 이로 인한 진로의 고민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세요. 

 그리고 대략적인 계획이 머릿속에 성립되어 있다면 내일, 한달 뒤, 수능 당일을 생각하지 말고 내가 오늘 해야만 하는 것들에 몰입하세요. 


 그리고 연속하면 됩니다. 당신이 목표한 그날까지. 

 저도 돕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잔소리는 이쯤에서 멈추고. 


 오늘 이 칼럼을 작성하는 진짜 이유입니다. 뭐 단순하죠. 


 "어떻게 해야 국어 점수가 오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 스타 강사도 아니고, 엄청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6년 동안 수능 국어를 가르치면서 나름대로 고민해 본 결과, 국어라는 과목이(정확히는 "언어"가) 학생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지문 독해가 안 된다. (Ex. 14학년도 수능 A형 [기술] CD 드라이브 지문)

 2) 문제 그 자체가 너무 어렵다. (Ex. 14학년도 수능 B형 [과학] 전향력 지문 27번)

 3) 이 선택지가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애매하다. (Ex. 16학년도 수능 B형 [과학] 중력 부력 항력 지문 30번)


 오늘은 1)에 대한 고찰과 우리가 형성해야 하는 공부법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반응에 따라 2)와 3)이 나오는 시점도 달라지겠죠?ㅎㅎ)


 

 


 1) 지문 독해가 안 된다.

 

 사실 언어 계통 과목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한국어 화자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이뤄지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나, 기초적인 수준의 글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능 국어(저는 '언어'라는 표현이 더욱 합당하다고 생각하지만!)는 언어의 본질, 즉 '사고'를 측정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어 화자라는 사실이, 그것도 2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사용한 숙련된 화자라고 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능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서 일단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Q. 세상에 언어를 거치지 않고 '사고 그 자체'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인지 심리학자인 비고츠키에 따르면 인간은 만 7세 이후 '내적 언어 단계'를 거치면서 머릿속에서 언어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논리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수능 특강에도 있어용!).


 아마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많을 겁니다. 


 '저 여자(혹은 남자) 진짜 예쁜데(혹은 잘생겼는데)? 

가서 연락처 물어보면 알려줄까? 

아, 근데 대부분 저런 애들은 임자가 있을 텐데. 

그래도 일단 가볼까? 갔다가 거절하면 뭐라고 하지?'


(물론 저도 그런 경험 있죠 많죠 )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지만(말소리로 산출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머릿속에서 '언어'를 동원해서 사고합니다. 언어를 통한 사고는 이런 일상적인 사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하는 '수학' 역시 언어가 없이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F = ma'라는 이 간단한 공식은 우리가 입말(말소리)로 표현하자면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 역시 물론 언어를 거쳐야만 합니다. 우리의 입말 언어를 간단한 수식으로 요약했을 뿐이죠. 그래서 고려대학교의 김성도 교수님(언어학과, 세계 기호학회 부회장)께서는 '수학은 언어의 가장 아름다운 결정체'라는 표현을 쓰시기도 합니다(제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이죠!). 


 이제 다시 국어 시험지로 돌아옵시다. 


 우리가 보는 수능 국어 시험지는 '입말'이 아니라 '글말', 즉 텍스트입니다. 

 우리가 텍스트를 볼 때에 최초로 동원되는 감각은 바로 '시각'입니다. 

 그리고 '시각'을 통해 들어온 신경자극은 우리의 좌뇌를 거쳐 우리가 활용하는 모국어 시스템(한국어)을 통해 '사고'로 전환됩니다. 


 중요한 것은 글을 읽을 때에도 분명 머릿속에서 '언어'가 활용된다는 점이죠. (여러분이 그렇게 싫어하는 '속발음'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는 언어를 통해 해당 텍스트를 이해하고, 사고하게 됩니다. 

 그런데 '독해',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는 이러한 생물학적 요소들만이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형성되어 온 각종 배경 지식, 인정하긴 싫지만 각자가 타고난 지능 수준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인마다 편차가 존재하고 이것이 점수차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독해력이 향상되는가? 


 A. 배경 지식을 높인다?

 B. 지능 수준을 높인다?

 C. 그 외 어떤 방법?



 먼저 A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수능 국어의 독서(비문학)는 [인문, 사회, 과학, 예술, 기술]로 이루어져 있고, 문학은 [현대시, 현대소설, 고전시가, 고전소설, 수필, 극문학, 시나리오], 그 외 [화법, 작문, 문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중에서 '배경 지식(상식과는 구별해 주시기 바랍니다!)'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영역은 '독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평가원에서는 수능 국어 영역 중 [과학]의 배경 지식의 기준으로 "공통과학(고1 과정)"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가령 보일/샤를의 법칙이라든지, 질량 보존의 법칙과 같은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은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면 알아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독서의 나머지 영역들은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합니다). 과학 지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경 지식 그 자체'를 쌓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기에는 기준이 애매합니다. 굳이 하자면 평가원 기출에서 활용된 제재들 정도는 따로 정리하는 노력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즉 배경 지식이 '본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럼 B를 살펴봅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 된다!'입니다. 

 물론 우리 뇌의 뉴런과 시냅스는 끊임없이 자극과 연결을 거듭하며 우리의 지능이 평생 발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적 사실을 놓고 보았을 때에는 타고난 DNA의 역할과 유아기의 환경이 후천척인 발달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C에 초점을 맞추어야겠군요.

 네 맞습니다. C를 이야기하고자 지금까지 이렇게 길게 주저리주저리 쓴 것이니까요. 


 저는 모든 학습(그것이 인간이 아닌 동물일지라도)의 기본은 바로 '패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맹신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7:20에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에 가면 생머리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그녀가 늘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느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허겁지겁 준비를 하고 시계를 확인할 틈도 없이 정류장에 뛰어 갔더니 역시 생멀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그녀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그 시간이 바로 7:20일 확률이 매우 높겠죠. 



 이게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거치고 나면 그때부터는 

 "버스 정류장의 생머리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그녀 → 아침 7:20"이라는 패턴이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수능 국어에 적용해 봅시다. 


 위의 예에서 언급했던 14학년도 수능 [기술] CD 드라이브 지문 관련 자료입니다. 

 (실제 강의자료에용 따로 새로 편집할 시간이 없어 올렸으니 양해 부탁!)




 몇 가지 예시를 통해 닮음을 찾아 봅시다. 가장 눈에 띄는건 문단별 관계에서 3, 4, 5문단이 "문제 - 해결책"의 구조를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다른 지문을 엮어보기 시작할까요? 


 다음은 15학년도 수능 A형 [기술] 디지털 영상 지문입니다.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지문은 2,3,4,5문단에 걸쳐서 "문제-해결책"의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조를 찾는 것은 CD 드라이브 지문이 훨씬 까다롭지만 본질적으로 두 지문은 같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의도를 가진, 즉 '닮음을 가진 문항' 역시 등장할 확률이 높습니다. 


 먼저 CD 드라이브 지문의 3번째 문항입니다. (해당 이미지에는 9번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해당 지문의 9번 문항의 경우, 해당 지문에 제시된 문제점과 해결책을 로 제시하고, 지문과의 대응지점을 찾을 것을 의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디지털 영상 지문에도 이러한 방식의 문제가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해 봅시다!

 (길어서 슬슬 지치시죠! 저도 지금 4시간째 꼼짝도 안하고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ㅋㅋ 같이 힘내서 완독합시다!!) 


 이미지에는 6번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6번을 살펴봅시다. CD 드라이브 지문의 9번 문항과 마찬가지로 가 주어져 있고, 확대/축소의 경우에 대한 각각의 해결책들을 통해 선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난이도는 CD 드라이브 지문의 9번 문항이 훨씬 높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죠. 


 


 제가 말하는 '패턴의 발견'이란 바로 지문과 지문, 문제와 문제 간의 이러한 '필연적 규칙'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실전에서 자신이 취하게 될 '목적 의식'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배경 지식의 습득'이나 '지능 수준의 향상'과는 달리 철저히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지문 독해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물론 올바른 방법론이 제시되고, 이를 여러분이 체화한다는 전제 하에). 


 '패턴'은 독서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현대시에도, 현대소설에도 적용되며 고전문학은 매우 극단적으로 적용됩니다. 

 나아가 수학, 영어, 사탐, 과탐에도 당연히 적용되죠. 


 위에서 얘기했듯이 모든 학습의 기저에는 '패턴'이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배경 지식의 습득'은 다른 과목이 자신있고, 평가원이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패턴에 익숙해져서 이를 체화한 상태가 되고 나서야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배경 지식을 탓하고, 타고난 머리를 탓하기에 앞서 

 '나는 이러한 패턴을 발견하고 체화했는가'를 고민하고,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 평가원 지문을 읽는 태도가 바뀌고, 점수가 오르기 시작하니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2) 문제 그 자체가 너무 어렵다'의 상황에 대한 고찰과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얼굴을 대하고 만나지는 못하지만 

화면을 접점으로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까지 

 '몰입된 현재'를 연속시키시기 바랍니다. 

공부하는 당신을 항상 응원합니다.




P.S. '좋아요 50' 돌파 時 출력해서 보실 수 있도록 자료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댓글은 제 칼럼의 양분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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